北, 학습제강이 강조하는 이색적 생활풍조 [2005-12-30 ]
최근 자유북한방송국에서 입수한 북한의 “당원 및 근로자 학습제강”(2005년 10월, 이하 제강)에 따르면 북한당국이 외부세계의 “소식”이나 “문화유입”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강을 통해 북한당국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외부세계 일반을 “적”으로 매도하면서 “적들이 류포시키고 있는 이색적인 생활풍조는 어떤 것들인가”, “이색적인 생활풍조를 류포시키는 적들의 책동을 철저히 짓부시기 위하여서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북한당국이 말하는 적들의 이색적인 생활풍조는 어떤 것들인가
제강은 민족적 특성에 맞지 않는 자본주의적인 생활풍조가 이색적인 생활풍조라고 하면서 남조선 및 중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에서 유입된 녹화물, 녹음카세트를 보거나 듣는것, 짬만 있으면 술판을 차려놓고 먹자판을 벌이는 것 을 첫 번째 사례로 지적했다.
배급제의 부활로 인해 ‘종합시장’이 위축, 강제되고 감자 따위로 배급이 실시되고 있는 북한의 내부 상황이 내외에 널리 알려진 마당에 북한의 일부 당, 정 고위 관료들이 펼치는 “먹자판”내막이 밝혀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북한 무역성에서 근무하다가 1999년 한국으로 입국한 탈북자 김종산 씨는 “주민들이야 굶어죽건 말건 당, 정 고위간부들의 먹자판 놀음은 예나 지금이나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북한에서 생활할 때 “대장금”을 비롯한 남한의 연속드라마 테이프를 구입해서 본적 있다는 탈북자 김호연(2005년 입국)씨는 “남조선 테이프를 보다가 발각되면 감옥에 잡혀가거나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죽이나 외부세계가 그리우면 그리 하겠나”고 하면서 “웬만한 북한 사람들은 남조선사회에 대해 알만큼 안다, 이제 통제를 한다는 것은 행차 뒤 나발이다”고 이야기 했다.
다시 제강으로 돌아가 보면 북한당국은 제2의 이색풍조를 “결혼식도 하지 않고 살거나 리혼을 제멋대로 하는 것과 같이 고상한 가정생활풍습을 마구 어지럽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놈들이 오늘 우리 인민의 이 훌륭한 풍습을 어지럽히려고 책동하고 있다”니, 북한 당국자들이 여건이 되지 않아 결혼식도 못 올리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가정마저 파괴되는 주민들의 현실을 외면하다 못해 이제는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에 책임전가를 획책한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다음으로 제강은 “옷차림과 몸단장을 괴상망측하게 하는 것”을 이색적 생활풍조의 사례로 꼽고 있다. “머리를 길게 기르거나 괴상하게 하고 다니는것, 남의것에 환장이되여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는 글이나 그림이 있는 옷차림을 하고 다니는것, 이색적인 음악이 나오는 기호품들을 망탕 쓰는것도 놈들이 우리에게 류포시키려고 하는 이색적인 생활풍조이다”고 역설하고 있으니 북한이 지금까지 고수하려고 하는 민족성이란 도대체 어떤 것인가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계속하여 제강은 “봉사망을 꾸리는데서 누구도 들여다볼수 없게 칸막이를 하고 조명을 더둑침침하게 하는것, 조잡하고 필요없는 장식들을 하는것도 이색적인 생활풍조이다”고 지적함으로 북한사회 일부에서 시도되고 있는 “변화”를 원천 봉쇄하려 함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 당국자들이 두려워하는 몇 가지
“놈들의 썩어빠진 생활문화, 생활양식에 의해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한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것이 이질화되고 파괴된다”고 제강은 강조한다. 또한 “...이색적인 생활풍조를 류포시키는 적들의 책동을 철저히 짓부시는것은 실무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자신의 운명, 사회주의 운명을 지키기 위한 매우 심각한 계급투쟁으로 된다”고 하면서 저들의 아픈곳을 드러내기도 했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당국이 제강을 통해 “다 알다싶이 지금 적들은 불순출판선전물을 비롯한 온갖 수단들을 통해 우리 내부에 이색적인 생활풍조를 류포시켜보려고 그 어느때 보다도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하면서 외부 소식의 북한 유입이 이미 기정사실화 된 것임을 자인했다.
그러면서 “자유아시아방송”과 “미국의 소리방송”이 “조선말방송시간을 대폭 늘이고 이를 통해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헐뜯고 저들의 썩어빠진 생활풍조를 찬미하는 내용을 계속 불어대고 있다”며 아픔을 호소했다. 계속해서 “소형 라지오, 소형텔레비죤, 불순한 출판물과 록화물, CD 등을 이러저러한 경로를 통해 계속 들이밀고 있다”고 자백함으로 통제 불능의 수준에 까지 이른 외부세계의 소식 및 발달된 자본주의 문화유입에 당황한 모습을 엿보이고 있다.
이상의 제강을 열람한 탈북자들은 “지난시기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던 삐라살포, 기구를 통한 물자전달, 대북방송이 모두 상실된 마당에 북한의 아부재기(아우성)가 웬 일이냐”는 방응을 보임과 동시에 “민간차원에서나마 북한주민들의 자유, 민주주의 정신을 계발 함양시키는 사업은 끊임없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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