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남부 AI 온상..10년간 4가지 변종
AI 바이러스 칭하이성서 루마니아까지 퍼져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남부의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지난 10년간 4종류의 변종을 만들어내며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미국, 홍콩 등 각국 29명의 공동 연구진은 이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인터넷판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H5N1 바이러스가 이미 별개의 4가지 변종으로 변이됐기 때문에 단일 백신개발은 AI 예방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96년 광둥(廣東)성의 거위 한마리에서 H5N1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홍콩을 비롯해 푸젠(福建), 광둥(廣東), 광시(廣西), 구이저우(貴州), 후난(湖南), 윈난(雲南)에서 AI가 이어졌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들 연구진은 또 중국 남부의 철새 도래지인 홍콩 마이포(米浦) 습지대와 장시(江西)성 포양(파<番+우부방>陽)호에서 지난 3년동안 모두 1만3천115마리의 배설물 표본을 확보, 중국 및 동남아지방에서 발생한 AI 바이러스 표본과 비교했다.
연구에 참여한 세계보건기구(WHO) 로버트 웹스터 국장은 "중국 남부의 건강한 새들에게서 4가지의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분리됐다"며 "이는 엄정한 감독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석결과 이들 표본에서 인도네시아 Z, V, W형, 메콩삼각주형 등 4가지 종류의 바이러스 변종이 발견됐는데 이는 모두 지난 96년 발견된 광둥 거위 바이러스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Z형은 현재 아시아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에 감염된채 건강하게 살아있던 오리들이 포양호에서 1천700㎞ 떨어진 칭하이(靑海)성까지 날아오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지난해 4월 칭하이호에서 수천 마리의 물새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폐사했다.
이후 칭하이호에서 신장(新彊), 티베트, 카자흐스탄, 몽골, 시베리아, 터키, 크로아티아, 루마니아로 AI가 퍼져나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보고서는 "AI 위협을 억제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현장에서부터 H5N1 감염을 통제하는 것"이라며 "중국 남부의 가축유행병이나 위생질환은 H5N1 바이러스가 이 지역에서부터 통제.관리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AI 예방책의 하나로 추진중인 단일 백신 개발은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잘못된 전략이라며 전세계 AI 확산 방지를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