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각장애 ‘인권스타’ 떴다
산둥省 산아제한 강제낙태에 반발
[조선일보] 중국 산둥(山東)성의 한 마을 주민들이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를 지도자로 삼아 수개월 동안 지방정부와 투쟁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7시쯤 산둥성 린이(臨沂)시 이난(沂南)현 주민 300여명은 가택연금 중인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사진)을 방문하러 온 그의 조카 천화(陳華)가 정부의 사주를 받은 폭력배들에게 구타당하자 경찰과 충돌했다.
주민들은 60명의 진압 경찰과 폭력배들에게 돌을 던지며 경찰 및 관공서 차량 3대를 뒤집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7일 보도했다.
이난현 둥스구(東獅古)촌 주민들의 지도자로 떠오른 천광청은 지난해 4월 지방정부와의 투쟁에 뛰어들었다. 당시 린이시가 산아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강제 낙태와 구타·체포 등 폭력을 행사한 것이 계기였다. 천은 즉각 부인 위안웨이징(袁偉靜)과 함께 현지 실태조사에 나섰다.
이후 공민인권사이트라는 인터넷 매체가 린이시 정부의 행태를 조사 보고해 네티즌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뒤이어 미 워싱턴포스트가 현장을 취재했다. 이에 격분한 린이시 정부는 그해 8월 천씨 부부를 가택연금했지만 영국 BBC 등 외국 매체들은 이들의 투쟁을 또다시 전 세계에 알렸다. 유엔 고문방지위원회 관리는 천씨에게 격려 전보를 보내기도 했다.
이들의 투쟁에 놀란 중앙정부는 문제가 된 지방 관리들을 이미 해고했지만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