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보고서 제목도 틀리다니…"
[한국일보 2006-02-09 14:36]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보고한 과학정책 보고서의 제목에 엉뚱한 한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디가 'four'인 네티즌은 지난 7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 게시판에 '황우석 교수에게 당해도 싸네요'라는 글을 올려 지난 2001년 5월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한 정책 보고서인 '포스트 게놈(POST GENOME) 시대에 대비한 유전체연구 정책방향'의 제목이 잘못 적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전체'의 한자를 '遺傳體'가 아닌 '誘電體'로 적었다면서 "대체 대통령께 하는 보고가 물리인지 생물인지도 구별을 하지 못하니 어쩌면 이런 사태(황우석 사태)가 안 생기는 게 이상하다"면서 "황우석 같은 분이 한마디만 해도 진실이 되는 세상이 맞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총체적인 무능이라고 할까? 너무 답답하다"라고 덧붙였다.
'유전체(誘電體)'는 '전장(電場) 안에 놓았을 때 양쪽 표면에 전하(電荷)가 나타나는 물질'을 의미하며, '유전체(遺傳體)'는 '자손에게 물려줄 형질을 지배하는 기본 인자'를 뜻한다.
이 보고서는 '대비'라는 한자도 잘못 적힌 것으로 밝혀졌다. '對備'가 아니라 '對比'라는 한자로 적은 것. '대비(對比)'는 '서로 맞대어 비교함'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데 반해 '대비(對備)'의 의미는 '어떠한 일에 대응할 준비를 함'이다.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은 "처음엔 어처구니가 없다가 나중엔 슬퍼진다"면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무능하다는 것을 느끼긴 처음인 것 같다. 웃기지도 않고 답답하고 슬프다"라고 말했다.
'kimh'는 "저도 한자 별로 모르지만 진짜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게 진짜로 대통령에게 보고된 문서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국방이나 외교 관련 분야도 이런 식이라면 큰일"이라며 "그 많은 참모들 뭐하는 사람들인지…"라고 말했다.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jow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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