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金 '싹쓸이'에 중국 언론 비난 일색…女 3천미터 계주서도 金 따자 '쇼크'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계주 3,000m 금메달 획득으로 지난 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래 단 한번도 1위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은채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23일(한국시간) 계주 결승이 열린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경기장 기자석 옆자리에 중국의 한 기자가 자리했다. 경기에 앞서 변천사, 진선유, 최은경, 전다혜 등 선수들의 장단점을 자세히 묻던 중국의 기자는 경기가 시작되자 열렬한 중국의 응원단으로 변했다.
여자 계주 결승전이 시작되었을 때 출발 하자마자 한국의 전다혜가 캐나다 선수와의 몸싸움 끝에 넘어지자 중국의 기자는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규정상 코너를 표시한 마커(코너 표기용 플라스틱 블록) 4개를 지나기 전에 넘어지는 선수가 생기면 경기를 재시작한다는 것을 몰랐던 모양.
중국기자는 경기가 다시 시작되자 크게 실망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초반은 중국이 줄곧 1위를 달렸다. 한국은 캐나다와 함께 2, 3위를 오갔다. 중국의 기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반대편 기자석에 한데 모여 앉아 있던 중국 기자들도 모두 일어서 응원을 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3바퀴를 남겨두고 변천사가 중국에 역전한 뒤 전다혜, 진선유가 선두를 지켜내 그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자 중국기자들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중국기자들을 더욱 실망시킨 것은 동메달인 줄로만 믿었던 중국이 실격처리되었을 때였다. 중국기자는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더니 자리를 떠났다.
23일까지 쇼트트랙 총 8종목에서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 것은 5종목. 그중 한국은 여자 500m를 제외하고 모두를 휩쓸었다.
지난 올림픽까지만해도 한국에 버금가는 수준의 기량을 가졌다고 평가받던 중국이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에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 그래서일까.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중국의 왕멍이 "변천사만 아니였어도 최소 은메달을 따냈을 것"이라는 기사를 비롯해 한국의 쇼트트랙 독주를 시기하는 기사들이 터져 나오는 것은 대부분 중국에서다.
대인(大人)의 나라라고 자부하는 중국이 왜 자꾸 소인배의 모습을 보이는 것인지 알수 없는 노릇이다.
토리노=CBS체육부 백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