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선도둑 기승
껍질벗겨 ㎏당 11위안에 판매
전력 공급중단등 피해 속출
맨홀뚜껑도 자고나면 사라져
중국에 전선과 맨홀 뚜껑 도둑이 들끓고 있다. 고압선에서 일반 전선까지 전선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곳곳에 정전사태가 일어나는가 하면 뚜껑이 사라진 맨홀에 빠져 곤욕을 치르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전선과 맨홀 뚜껑 도둑 잡기 비상이 걸리고 있다.
13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의 주요 기차역 중 한 곳인 상하이 남역 부근 고가도로에 깔린 8.1㎞의 전선을 도둑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전선은 4차선 도로 가로등과 상하이 남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이었다. 처음에는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지지 않다가 급기야 암흑천지로 변해 버린 이곳을 조사해 보니 8.1㎞의 전선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사실이 발견됐다. 상하이 공안은 범인 추적에 나서 인근 안후이(安徽)성 출신의 한 남자가 두목인 11명의 절도단을 검거했다.
후베이(湖北)성 장샤(江夏)에서는 이달 초 수원지의 물펌프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 40여m가 사라지면서 이곳 주민 5만여명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톈진(天津)의 한 대규모 공사장에서는 아예 대형 트럭을 동원해 전선을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해 톈진 공안국이 조사 중이다. 이 외에도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바오터우(包頭)와 칭하이(靑海)성 시닝(西寧)시에서도 최근 대형 전선 도난 사고가 발생했다. 전선 도둑들은 훔친 전선의 껍질을 벗겨낸 뒤 동선을 ㎏당 11위안(약 1300원)에 팔아넘기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맨홀 뚜껑 도둑도 활개를 치고 있다.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어두운 길에서는 자고 일어나면 쇠로 만들어진 맨홀 뚜껑이 사라진다. 맨홀 뚜껑은 한 개에 15위안 안팎에 팔리고 있다.베이징시는 맨홀 뚜껑 도둑을 잡기 위해 공안 인력을 총동원했지만 별 효과가 없자 지난해 말부터 맨홀 뚜껑을 콘크리트로 바꾸기 시작했다.
2006.02.13 (월)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