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여성 70% 성희롱 경험>
[연합뉴스 2006-03-08 17:12]
(베이징=연합뉴스) 표민찬 특파원 =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중국에서 여성인권이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시 여성의 70%가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언론이 8일 보도했다.
전국 부녀연맹(婦聯)혼인.가정연구소가 베이징시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중 70%가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으며, 54%가 듣기 거북한 성적농담을 들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출벽이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고(29%), 원하지 않는 신체적 접촉을 당한 적이 있으며(27%), 자신을 몰래 엿본 사람이 있었다(8%)는 응답도 나왔다.
위바오파(于保法)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는 "여성에 대한 성희롱 금지조항이 '부녀권익보호법'에 포함됐지만, 아직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성희롱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대상 여성중 32%는 직장상사에게, 16%는 직장동료에게 성희롱은 당했다고 답변해 절반에 가까운 성희롱 사건이 직장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 대한 성희롱과 함께, 부정부패로 조사를 받은 중국 공무원의 95%가 내연의 여자가 있는 등 남성의 외도문제도 여성의 날을 맞아 다시 중요 이슈의 하나가 되고 있다.
쑨수쥔(孫淑君) 전인대 대표는 "자기 힘으로 생계수단을 찾지 않는 여성들이 스스로 내연의 여자가 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사회의 비애, 여성의 비애"라고 말했다.
독일의 노동운동가 클라라 제트킨은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1908년 3월8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해 지난 1910년 이 날을 세계여성의 날로 제정했으며, 중국은 지난 1949년 신중국 성립과 함께 이날을 '부녀절(婦女節)'로 정하고 이날 하루 중국여성은 직장에 따라 반나절만 근무하는 혜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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