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대한민국 남자가 강해진다.’
고구려를 다루는 초특급 대하사극이 방송가를 뜨겁게 달군다.
KBS ‘대조영’, MBC ‘주몽’, SBS ‘연개소문’, 그리고 방송사가 정해지지 않은 ‘태왕사신기’까지 벌써 4편의 사극이 올해 방송될 예정이다. 하나같이 남성적이고 웅대한 기상을 뽐내는 드라마로 안방극장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력한 영웅이 주인공!”
송일국, 유동근, 배용준, 최수종이 있다. 당신이라면 누구를 택하겠는가. 이들이 모두 고구려 사극에 출연한다. 송일국은 고구려의 시조 ‘주몽’, 유동근은 안시성 전투의 영웅 ‘연개소문’, 배용준은 고구려의 전성기를 이끈 ‘광개토대왕’, 최수종은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의 시조 ‘대조영’을 맡았다. 모두 한결같이 영웅적인 풍모가 인상적인 배역이다. 영웅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미녀들로는 ‘주몽’의 한혜진, ‘연개소문’의 황인영, ‘태왕사신기’의 문소리 등이다. ‘대조영’은 여주인공이 미정이다.
▲“합이 1,000억을 훌쩍~”
또 이번 사극은 하나같이 수백억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작이다. 사극에 돈이 많이 드는 까닭은 일단 여느 드라마와는 달리 대규모 오픈 세트장이 필요하다는 점, 엑스트라를 포함해 제작에 투입되는 인원이 엄청난 점, 그리고 제작기간이 긴 점 등이다. 그중 단연 선두는 ‘태왕사신기’다. 순제작비 300억원에 130억이 소요된 2만평 규모의 제주도 오픈 세트장 비용을 포함하면 430억원에 육박한다. 고구려 의상은 국내 제작하고, 수·당나라 의상은 중국에서 제작할 만큼 꼼꼼하게 역사를 고증하는 ‘연개소문’도 300억에 육박한다. ‘주몽’과 ‘대조영’도 이에 못지 않은 제작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왜 굳이 고구려인가?”
고구려가 드라마로 집중 조명된 까닭은 지난 2004년 온 국민의 분노를 촉발케한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 계기가 됐다. 고구려사 편입 왜곡으로 국민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고, 그만큼 고구려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대형드라마가 1~2년의 기획 기간을 거침에 따라, 2006년에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는 것이다.
또 조선시대 사극에 식상한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과거 ‘조선왕조500년’으로 대변되는 정통 사극이 있었다면, ‘허준’ ‘대장금’ ‘여인천하’과 같은 퓨전 사극이 1차적으로 형식탈피를 시도했고, ‘서동요’를 시작으로 이번에 각종 고구려 관련 사극들이 2차적으로 소재 탈피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강영구기자 ilov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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