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학교에 시간강사로 나간지 벌써 2년째 접어든다.
학생수는 약 300명정도고 200여명정도가 중국인 학생,30명정도가 대만인 학생,30명정도가 한국인 학생, 그리고 나머지40명 정도는 동남아나 여기저기의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다.내가 가르치는 글래스는 다섯개이고 학생들의 개인상담도 담당한다.일본의 대부분 일본어 학교들은 교육제일의 슬로건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기업과 같이 이익을 많이 추구하는 편이다.이익을 추구하는 정도의 차이는 실질적인 경영자의 자질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고 모집해온 학생들의 수준을 보면 확연하게 알린다. 이익을 많이 추구하는 학교일수록 모집해온 학생들의 수준은 많이 떨어진다.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교는 그 중간쯤에 위치해 있는듯하다.
2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낀점도 많은데 그 느낀점의 약간을 적어본다.
먼저 이 학교의 학생학칙에서 놀란 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일단은 일본어로 된 학칙인데 명색이 일본어 학교로 일본어에 능란하지 않은 외국인 학생들이 주요이기에 학생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중국,대만,한국학생들을 위해 중국어,대만어,한국어로 번역한 학생학칙도 있다.문제는 이 번역한 학생학칙이다.
중국어로 된 학생학칙에서 일본어로 된 원본 학생학칙과 다른 내용을 집어 낸다면,공공장소에서 가래를 함부로 뱉지 말것,교통규칙 그리고 교통신호를 지킬 것,가연폐기물과 불가연폐기물은 분별해서 버릴 것,학교내에서는 반드시 슬리퍼를 바꿔 신을 것 등등이 있다. 일본어로 된 원본 학생학칙과 약간은 틀리다는 점은 어떻게 생각하면 인종차별로도 생각 할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학교측이 여태껏 중국유학생들을 접하면서의 노하우라고도 말할수 있다.한국어와 대만어의 학생학칙에는 이러한 것이 추가되지 않았다. 한국어 한국학생칙에 추가된 것이 있다면 목조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파티 하는 것을 자제할 것이라는 조목이 있다.한국학생들은 이러한 아파트를 흔히 닭장이니 토끼장이라고 말한다. 학생학칙만 바라보아도 학교측에서 더 넓게 얘기하면 일본인들이 바라보는 중국인과 한국인 그리고 대만인의 시각을 엿볼수가 있다.
그리고 수업중의 얘기인데,물론 공부라는 것은 개인에 따라 나름대로 대하는 태도가 다른것으로 나라별로 특히 다른것은 아니나 여기에서는 나라별로의 공통점에 대해서 말하기로 한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대부분 공부에 대한 태도가 진지하지 않고 수업중에도 전날의 알바의 피곤함인지 잠을 자는 학생도 상대적으로 많고 잠을 자지않는 학생들은 자신이 아는 내용을 가르칠때는 진짜진짜 아는체를 하면서 요란스럽게 떠든다.가르치면서도 다른 학생들에게 민망스러울 정도다.
그런데 한국인 학생들은 대부분 점잖은 편이고 그다지 요란스럽지도 않고 공부에 대한 태도나 진로에 대한 태도가 진지한 편이다.대만인 학생들도 약간은 한국인 학생들과 비슷하다.그런데 대만인 학생들은 중국인 유학생들을 무척 싫어하고 배척한다.가르치는 내가 조선족인줄 알고나서부터는 나마저도 싫어하고 배척하는 눈치다.대만학생들에게 있어서 조선족이든 한족이든 일단은 나는 그들에게 중국인으로 판단되는 것이다.그리고 한국인 학생들에게는 무척 친근감을 나타낸다.한국인 학생들은 내가 조선족인줄 알아도 일단은 선생님이다 라는 문화속에서 자라온 탓인지 무시나 배척의 눈치는 없는 듯 하다.
그리고 학생상담내용도,중국인 유학생들은 대부분 알바얘기에 학비얘기에 친구끼리의 돈거래 얘기에 학생상담이라고는 말할수 없는 진짜 상담을 해주는 이쪽을 난감하게 만드는 내용이 많다.한국인 학생들의 상담내용은 이 차원에서 벗어나서 진로,즉 진학상담내용이 많은 편이고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오래해본 경험으로 내 자신도 이러한 상담은 해주기 쉬운편이고 상담내용도 진지해진다.
그런데 이 중에서 제일 애매한 입장에 있는것이 조선족 유학생들이다.내가 가르치는 내용은 초급,중급일본어이기에 이 정도의 일본어는 그들은 중국에서 벌써 다 배운 내용이고 그러나 학교 시스템상의 문제로 초급,중급글래스로 배정받을수 밖에 없다.어떻게 보면 시간의 낭비라고도 말할수 있다.
그리고 학교내에서의 생활을 지켜보아도 아주 힘들게 보인다.그들은 일단 한국인 유학생들과 선을 긋는다.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친해보라고 몇번 조언을 해 보았지만 허사였다.그리고 한족들과도 선을 긋고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대만학생들과 친해보려 해도 대만학생들은 잘 상대를 하지 않는다.그런데 열명정도밖에 안되는 조선족 유학생들이 또 두편으로 갈린다.연변지역조선족유학생과과 심양・할빈지역의 조선족 유학생으로 갈려서 다닌다.그것은 내 자신이 조선족이기에 그들이 앉은 좌석을 보면 인차 알수가 있다.때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5월의 황금휴일에 한국유학생들과 조선족유학생들을 불러서 우리집 부근의 공원에서 바베큐를 했다.사이가 좋아지라고 일부러 만든 장소였다.한국인유학생들과 선을 긋고 산다는 것은 그만큼 조선족 유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숨쉬는 공간이 좁아진다는 얘기다.그래서 그러한 자리를 드문드문 만들어 보기도 하는데 무슨 골이 그렇게 깊어서인지 그 당시는 서로 술도 마시고 웃고 떠들고 하든것이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여전하다.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은 자신이 넓혀서 나가야 한다.불과 이백만밖에 안되는 조선족이 한국인과 선을 긋고 「나는 민족의 전통을 지켜냈수다!」라고 말해봐야 이보다 더 큰 농담이 어디 있을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에게서 많은것을 느꼈고 또 배웠다.명년 사월달부터는 중국에 들어가서 대련에서 교편을 잡게된다.일본어학교에서 가르치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볼때마다 중국에 들어가서 가르치는 학생들은 저러한 학생들이 아니었으면 하는 기도도 해본다.이러한 기도자체가 교육자로서의 실격일지는 모르나 중국인을 가르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