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북경에 와서 가장 먼저 간곳이 학원로(대학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을 지나는 도로) 옆에 있는 짝퉁시장(오도구 복장시장이라고 되어있음)이었다.
주로 옷과 악세사리 등을 파는 곳인데 크기는 길이가 약 100미터, 폭이 약 100미터 조금 안되는 2층 건물이었다.
나는 노트북가방을 사려고 2층에 올라갔고, 짝퉁을 찾느라 The North Face 상표의 노트북가방 (가방 안쪽에 쿠션으로 칸막이가된 노트북주머니가 있음) 을 찾았으나 그 상표로는 없다고 했다.
결국 다른 브랜드로 골라서 가격을 물어보니 440위안(우리돈으로 6만6천원정도?) 란다.
"젠장...한국하구 별로 가격차이도 없네...."
그냥 다른곳에서 구경이나 하려고 발길을 돌렸다.
한참 돌아다니다가 다른곳에서 가방가게를 보니 또 노트북가방이 떠올랐다. 한쪽어깨에 메는 가방은 불편하고 무거워서 양쪽어깨에 메는걸 사겠다고 나온 터였으니 사야겠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그래서 가격을 알아보니....아까 440위안짜리 가방과 같은 상표의 짝퉁인데 디자인은 좀 떨어지는듯....
"하우 머치?" <- 얼마냐는 중국어를 모르는 상태였음
"200" <- 200위안 이라는 답변
"헉....!!!" <- 아까 그 상점은 같은 브랜드짝퉁에 디자인은 좀 나았는데 두배가 비쌌는데..
"..." <- 잠시생각중
"120 !!!" <- 왕창 깎는다고 생각하구 불렀음
"No" <- 역시나 안된다는군..근데 좀 이상하다 ...
같은 브랜드짝퉁인데 저기는 왜 440위안이지?
"100 !!!" <- 더 후려쳤다....에라...어차피 못살거...장난이나 치다 가자...
"....OK" <- 고민하는듯 하더니 ...어라...오케이 라네..
"No !!!" <- 이번엔 내가 안산다고 했다...왜 그러냐구 표정을 지어서 ...
다 얘기했지(중국말이 아니라 손짓몸짓으로)...여기는 120위안..
저쪽은 440위안...이게뭐냐? ...이런 내용으로..
그랬더니 어디냐구 같이 가잖다....헉..혹시 싸울라구 가자는건가...자기들끼리도 말이 맞아야하니까...
어쨌거나 이전에 들렀던 상점에 갔다....근데....
서로 아주 친한 사이더구만.....아마 내생각엔 친척이거나 친구사이로 같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거 같았다.
이쪽 사람에게 날 넘기더니 아까의 흥정을 다시 시작하게됐다...내가 원래 골랐던 물건으로...
어쩌구 저쩌구...왜 양쪽이 가격이 다르냐...저쪽이 120원하는데 사실 나는 120원도 못믿겠고 440원도 못믿겠다...도대체 얼마냐...머 ..이런 얘기를 주로 했다...
결국, 내가 원래 골랐던 가방을 120원에 사는걸로 흥정이 되었다.
근데 어쩐일인가....자기가 팔걸 못팔고 440원불렀던 가게에서 가방을 팔게됐는데도, 싱글벙글한다.
재밌다는 듯이...마치 흥정하는걸 즐기는 사람처럼 말이다.
난 120원에 가방을 사면서 우리돈으로 만오천원이라는 생각에 흐뭇했지만,
한편으로는 120원이면 혹시 더 깍을수 있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뒤숭숭하기도 했다.
이번엔 큰 여행용가방을 골라서 얼마냐고 했더니 원래는 380원인데 내가 작은걸 하나 샀으니 200원을 깍아주겠단다...380원이 200원이면....엄청난 선심인데...내 머릿속에는 원래 가격이 180원도 못믿지... 하는 생각이 드는거다...고연것들...도대체 정가가 얼마냐고요....
물론 떠보려구 큰 여행가방가격을 물어본거였지만....120원짜리 노트북가방도 사실 80원정도에 살수있었을거라고 거의 확신했다.
하지만 머...계산은 끝난거고...이정도 가방을 한국돈으로 만오천원에 샀으면 괜찮은거지...하며 시장을 나섰다.
역시...중국에서 물건 살때는 반이하의 가격이 적정선이라더니....하면서 새로이 결론을 내렸다...
첫째, 시장에서 물건값은 첨에 부르는 가격의 4분의 1 이하가 적정가격이다 !!!
둘째, 중국상인들은 흥정하는 과정을 즐긴다...서로 킬킬 웃고 농담도 하고 돈없다구 쩔쩔매는 시늉도 하면서 흥정을 하면 정말 많이 깍을수 있다. 단, 좋은 분위기로 얘기해야한다...흥정하다가 기분나쁘게 하면 그냥 가라구 손짓한다. 자존심상한다 이거지...
나중에 회사의 우리팀사람들이 쇼핑한 얘기를 들어보니 ...정말 그랬다..
4분의 1까지 후려쳐서(-.ㅡ;;) 불러도 남는 장사라는 거.
도둑인지 장사인지 구분이 안가는 장삿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