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대의 수다
그들이 모였다.
최모:49세 북경W체육관내 "M이동갈비"대표
문모:45세 한국 H기업 부장
박모:44세 홍콩H기업 북경P.D
일시:2005년 4월24일 일요일 오후 4시
최모:북경왕징에 한국인이 몇인지 아시나요? 왕징부근에서만 사는 한국인이요.
박모:대략 5만명정도…고정인원이 3만명쯤 되나요?
문모:저는 온지 얼마되질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최모:맞아요.고정인원이 약 3만명 됩니다. 그런데 박형?
박모:예?
최모:박형 한달생활비가 얼마나 듭니까?
박모:흠..집세 4,500위안 관리비 약 2,500위안 부식비 1,600위안 그리고 애들둘 교육비
6,000위안 정도이니 전부 만오천위안 정도되겠군요.한달에..대략
최모:그럼 박형같이 가족이 온 고정한국인을 3만명으로 보았을때 그 금액이 얼마나 될까요?
박모:한가족 3인 기준이라면 대략 일만가구니 일억오천만위안 정도 되겠군요.
흠..한국돈으론 약 190억원 정도로 볼수있겠네요.
최모:그래요.지금 북경왕징부근에서만 한국인들이 한달에 190억,1년에 이천삼백억원정도
돈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물론 애들을 외국계 학교에 보내는 사람도 상당하니
교육비가 더 든다고 봐야 겠지요.조금 이름있는 외국계 학교는 일년에 학비만 2만불 정도 받으니..
박모:계산해 보지 않았는데…정말 상당한 금액이군요.
문모:그들이 그많은 돈을 이곳에서 벌어서 충당할까요?
최모:바로 그거예요.사실 저처럼 한국인,중국인 가리지 않고 장사하는 사람과는 달리 대부분
100%한국에서 조달해 쓴다는것이 문제지요.저 또한 손님중 70%가 한국인이니…
결국 한국인 상대장사지요.
박모:북경 한지역만 이러한데..다른 지역까지 합하면 가히 천문적 금액이겠군요.
최모:그렇지요.시쳇말로 죽쑤어 중국에 다 갖다주는거지요.북경지역의 한족중에 신흥졸부들
많이 늘어납니다.
건물 한채만 잘지어서 분양또는 임대하면 한달에 수입이 장난이 아니지요.임대료는
가면 갈수록 상승하니…왕징지역이 그렇잖아요.한국인들이 만여 가구나 임대해 사니까…
그리고 우리 교포들도 그덕을 많이 보지요. 길가에 한글로 쓴 부동산사무실 보셨지요?
전부 교포들이 운영합니다.
문모:이런한 것들이 국부유출로 들어갈까요?
최모,박모:당연 국부유출로 생각할 수 있지요.
박모:얼마전 환치기 하던 사람이 3~4십명 구속되었는데..거래하던 금액이 장난이 아니랍니다.
최모:신문에 나온것 말고 유학생이나 개인기업의 사람들이 불법송금받는것까지
더하면 정말 장난이 아니지요.
문모:환치기를 왜하나요?그냥 은행으로 송금하면 되지..굳이 불법환전을 할 필요가 있나요?
최모:모르시는 말씀..환치기는 은행매매율보다더 올려서 쳐주고 또 송금수수료 없이
동시환전이 가능합니다.
천만원 송금받으면 몇십만원정도는 이익을 볼 수 있어요.그러니 너도나도 불법송금을 받지요.
최모:중국투자란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졸부들이 재산 빼돌리기 하는지…정말 답답하군요.
모르긴 몰라도 그 금액이 천문학적인 숫자일겁니다.
박모:현정권 들어와서 중국투자가 장난이 아닙니다. 얼마전 무석(無錫:우시)에
하이닉스가 20억불 투자해서 공장을 짓고 있어요.
그리고 P개발에서 북경에 10억불을 투자해서 방지산(부동산임대업)을 한다는군요.
물론 P개발은 상해에서 임대사업을 성공한 경험이 있으니 다시한번더..
외치는것인지는 모르지요.
이런 일련의 일들이 정권의 허가없이는 성사되기가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최모:그렇겠지요.해외투자란것이 업체의 의지만으로 성사된다고 볼수는 없지요.
아무래도 뭔가가 있겠지요.
요즈음 국내신문에서는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호들갑들인데..진짜로 경기가 호전되었을까요?
문모:글쎄요.과연 누구를 위한 경제회복인지…재래시장이나 일반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하는데…
박모:백화점이나 대규모 할인매장의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하더군요.카드 사용도 늘고…
하지만 실업자 줄었다는 소리는 어디에서도 듣길 어렵더군요.
결국은 있는자들의 소비형태가 경제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봐야지요.
최모:며칠전 한국의 재뭐시기교육인가 눈뭐시기교육인가 하는 회사에 근무하던 친구가
하도 답답해서 북경에 놀러왔다길래 만나보니 그만 구조조정 당했답디다.
아직 아이들은 대학을 다니는데…정말 답답해서 숨을 쉬기가 어렵답니다.
한참 일 할나이인데..아직 오십도 채 되질않았는데…눈앞이 깜깜할 수 밖에요.
박모: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자리를 빼앗긴다는것..마치 사형선고 받는것 같지않나요?
더욱이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한 사람일수록 그충격은 정말 클 것이라 생각되요.
제가 우시에 있을때 스웨덴,일본사람들과 같이 근무를 해 보았는데…처음 놀란것은
그들의 나이였어요. 일본인은 설계업체에서 1~2위를 다투는 니껜쎄끼(NKS)였는데..
전부 오십이 훨씬 넘은나이였지요.스웨덴의 관리자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들의 연륜이 넘치는 일처리의 공명정대함은 정말 배울만 했습니다.
현재 제가 있는곳의 관리자와 비교하면 정말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최모:박형은 지금일하는곳에 불만이 많으신지요?
박모:불만이라…글쎄요..사실 말하기 어려운부분이 좀 많아요.그리고 발설해서는
안될부분이고…단지 그들의 복지부동 만큼은 꼭 개선되어야 할것같다는 생각입니다.
마치 지능없는 로봇같아요.키보드에 의해서 움직이는..
문모:두분은 다 가족이 와 있지만 저는 출장이다 보니 집사람의 충격이 커요.
결혼후 20년이 되도록 한번도 떨어져있질 않다보니 우울증이 온것같습니다.
최모:그게 다 매스컴이나 뜨내기 보따리장사꾼들 때문입니다. 아 중국에 있다고 하면
대부분 현지처는 있냐? 하고 물어보니 그런 이야길 듣는 주부들의 심정은 어떻겠어요?
하긴 주머니 열고 돈자랑하는 인간들은 한국인 밖에 없다고 하니…
그리고 중국애들도 문제예요. 돈만주면 누구에게나 몸을 파니..요즘은 여자 대학생들이
요즘은 여자 대학생들이 인터넷으로 매춘을 한다고합니다.
어떻게 보면 "개방"이 아니고 "방종"이라고 봐야 할것같아요.
박모:사실 저는 얼마전 놀라운사실을 알았습니다.알다시피 북경에는 북한음식점이 많지않습니까?
아마 한 50여 곳이 되는것으로 보이는데..게중 한곳에서는 밀실영업을 한답니다.
정말 북한아가씨들이 써빙을 한답니다.놀랍지않습니까?
문모:써빙하는데 뭐 놀랄일있나요?
최모,박모:당연 써빙만 하면 놀랄일이아니지요.또다른 써빙을 하니 놀랍지요.
문모: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전부 북한에서 온 여자들이 맞나요? 농담이겠지요.
박모:현재 운영되는 북한음식점의 대부분은 중국과 합작을 한것이고 일부 직영점이 있어요.
그런데 직영점에서 이런일이 벌어진다고들 하네요.
문모:혹시 박형이 직접경험?
박모:에쿠 아닙니다.정확한 정보에 의해서 알아낸것입니다.
제 직업은 현지정보와 많은 관련이 있답니다.
최모:여자이야길 하니 요즘 국내에서는 DJ의 사생아가 있다고들 난리들인데…
그양반 참 가면갈수록 추악한점이 나타납니다.
박모:매스컴에서 자발적으로 터뜨린것인지,현정권의 비호하에 터뜨린것인지..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군요.아무튼 눈물을 흘리며 은퇴를 선언하고 잊을 만 하니까 국민이
원해서 컴백한다하고..결국은 대통령이 되어서 아들들 감방에 쳐넣고…
이제는 말년에 아랫도리 게이트 까지 생겼으니..사실 전 그양반 컴백한다고 했을때부터
그 집요함과 소유욕에 고개를 흔들었어요.권력은 마약이다 란 생각이 듭디다.
그리고 전혀 믿음이 없었어요.아 예전에 "비토"그룹이란게 있잖습니까? 저도 그런 성향이었지요.
당권에 지나치게 연연하고…아무튼 제눈에는 그양반이 상당히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이었던것같았어요.
문모:한국인의 특성상 "망각에 대한 관대함"은 정말이지 대단해요.
금방 달아올랐다가 금방 잊어버리고 용서하고…아마도 며칠 지나고 새로운 이슈가
나타나면 또 잠잠해 질 겁니다.
박모:대부분 정치꾼들은 그점을 정말 잘 활용하겠지요.사실 전 국내정치에 관심이 없어요.
이전투구에..예전에 세비인상건에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 시키는 것 보고
결국 전 손발다 들었어요.그나물에 그 밥이라고 밖에 인정할 수없더군요.
과연 없이 못사는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할 사람들인가? 자기입에 들어가는걸 먼저생각하는
사람은 베푼다는것을 절대로 못할걸요.
최모:자 한잔합시다.그나저나 앞으로의 계획들은 어떻습니까?
문모:저야 어차피 출장근무니 한 1~2년 지나면 귀국하겠지요.그리고 제가 다니는 회사는
미국계다보니 곧 정년이 다가올 듯합니다.
55세 정년이니 길어야 한 10년 남았는데…모아둔 돈은 많지않고 벌써 걱정입니다.
박모:저야 프리랜서로 다니니 정년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나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는것에
걱정이 커요.이제 사춘기에 접어들 시기인데
친구도 없는 북경에 와서 지내는 것을 보니 안스럽기까지하고…저는 앞으로도
한 10년은 이곳에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귀국해봐야 제가 갈곳이 없거든요.학벌도 시원찮고..인맥도 별볼일없고..
최모:저도 이제 겨우 장사가 자릴 잡았습니다. 요즘 아들에게 요리학원을 다니게 하는데…
아무래도 가업을 이어 받는것이 현재의 경쟁사회에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박모:아들 스스로 진로를 그리 택한다면야 더없이 좋겠지요.저도 굳이 아이들에게
공부잘해라 하고 말하고싶지않아요.
뭐든지 한가지만 잘하길 바라지요.사실 애들 빵점받아와도 전 한마디도 안했어요.
그런데 요즘 보니까 애들이 장래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많이 하는것 같아요.
밤늦게 까지 중국어책을 보고있으니…정말 처음보는 현상이었지요.스스로 느낀다는것이지요.
문모:요즘애들이 그래요.저도 대학다니는 딸이 있는데…아버지와 대화할 내용이 별로 없어요.
자기들 세계와 우리들 세계는 너무나 틀리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제 엄마하고도 그런것같아요.집사람이 우울증이 오는것은 남편은 외국에 있고
딸은 밖으로 나돌고..대화할 상대가 없으니까 우울증이 오는거예요.
최모:그래요.어떻게 보면 우리세대는 정말 일외에는 한눈 팔 시간이 없었던것같아요.
그러다 보니 걸 맞는 놀이문화도 없고…
스트레스 푼답시고 마셔대는 술이 독약이 되어 사십대 사망률이 가장 높은나라로 만들고…
박모:어떻게 보면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지요.보수나 진보등 여러 성향을 이야기 하는데..
저는 자신이 그래요.과연 내가 보수일까,아니면 진보일까…
심각하게 생각해본적이 없는것같아요.그냥 가족과 미래에 대한 생각만 하고있으니…
제가 만나는 여러분들은 대부분그래요."과거로 부터 이어온 습관에 관한 고집"등
안전에 대한 본능적 욕구가 강해요. 저역시 그렇거든요.
진보나 개혁쪽 친구들이 보면 아마도 우리를 극한 개인주의로 생각하겠지요.
문모:저역시 그렇습니다.외국기업에 근무하다보니 아마 더할겁니다.
기업문화자체가 개인주의에 완벽하게 부합되거든요.
급여도 그래요.남들 급여 몰라요.누가 얼마나 받는지…그리고 매월30%는 그때 주질않아요.
연말에 그해초 개인이 산정한 목표를 달성했을때 플러스 알파가 붙고 그렇지 못하면
감액이에요.그러니 동료 사정볼 수 가없지요.동료가 구조조정 당하는 걸 보면…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지만…내가 아니니 하는 안심을 하게되요.어찌보면 비참하지요.
최모:자유경쟁시대의 비애지요. 다들 중국에 와서 고생이 많습니다.
문모:최사장은 일단 중국에서 성공을 했다고 보이시는데..혹 중국에서 성공한 비결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모:제 경우는 좀 그렇습니다만,첫째 중국인들의 습성을 잘 파악했다고 봐야지요.
메리트시스템을 적용했어요. 능력을 보여주면 걸맞는 대접을 해주었지요.물론 돈으로요.
알다시피 중국인 관리는 무척힘이 듭니다. 극개인주의의 표본이거든요.
그래서 목표치를 주고 그것을 달성하면 나머지는 보너스로 주었지요.잘하겠지 하고 내버려두면
그게 실패의 지름길이 되는 겁니다.
박모:귀담아 들어야할 이야기군요.저역시 중국직원이 많은데…기본적으로 능동적 업무능율은
거의 제로에요.하나하나 지시하면서 해야하니 어찌보면 제가 이들에게 고용당하는것 같기도
하고…
최모:한국사람들이 중국에 와서 실패하는 가장큰 이유는 그들의 습성파악이 않된다는겁니다.
한국에서는 이런데…하다보면 어느덧 실패가 눈앞에 있지요.
박모:인종도 다양하고 문화도 다양하니…쉬운일이 아니지요..그들이 어떤사람들인지
파악한다는것이…
최모:자 자 한잔들 합시다.이번에 새로 개발한 요리입니다. 맛이 어떻습니까?
박모,문모:맵콥짭짤하니 한국인 입맛에 딱인것 같습니다.주방장 솜씨가 갈수록 나아지는군요.
최모:감사합니다. 다음번엔 중국식으로도 개발해 볼 생각입니다.그때 다시 한잔합시다.
박모,문모:오늘 잘 먹고 잘 들었습니다. 다음번에도 좋은 조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