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시간이 지난 글입니다--
오복(五福) 그중에 제일
오랜만에 북경하늘이 뚫렸나보다.새벽5시부터 내리기시작한 비가 아직도 그 굵기를 유지하며
메마른 북경을 적시고있다.
경제성장을 눈으로 볼 수있게 나타내고 싶기라도 한 듯 매연과 공해로 뒤덮혀있었던
북경이라는 도시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있는 중이다.
몇일전부터 딸아이 때문에 오복(五 福)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가져야 할 다섯가지 복(福)을 오복이라고들 하는데 과연 어떤것들일까?
오복중 첫째는 수(壽)
오래오래 죽지않고 천수(天 壽)를 다함이 즉,복이다-오래 사는 것(壽),
둘째는 부(富)
남에게 손해를 끼지지 않고, 남을 괴롭히지 않으며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재물을 소유함이다.-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사는 것(富),
셋째는 강령(康 寧)
강(康)은 육체적 건강을 말하고 령(寧)은 마음의 건강을 말하는것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깨끗하게 살아가는것이다-편안하게 사는 것(康寧),
넷째는 유호덕(攸 好 德)
즉,덕을 좋아하는 일상적 태도로서 남에게 늘 주는 연습을 하고 남을 도우려 애쓰며
건전한 마음과 평온한 분위기 조성이다-선 행으로 덕을 쌓는 것(攸好德),
다섯째는 고종명(考 終 命)
일생을 깨끗하고 건강하고 덕을 좋아하며 주변에 많이 베풀고 적당하게 오래 살아
마지막 죽음에 임해 고통없이 평한 모습으로 생을 마친다-편안하게죽음을 맞이하는것
출처:다음(Daum) 신지식카페에서
딸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아랫턱이 나온다.유전적으로 그러한 경우가 있다고들 하는데
아무리생각해도 가문의 내력과 위배가 된다.
아랫턱이 나온 분들 중 영부인까지 하신분이 있으니,크게 나빠할 일은 아닌 듯하나
이제 갓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치아는 오복중 하나"라는 말이 있는데 위에 나열한 세번째에 해당되기에 그리 불리지않았나싶다.
딸아이는 열세번째 생일선물로 "부정교합치료"를 원하는 것이다.
부정교합이란 윗턱과 아랫턱중 비정상적으로 아랫턱의 성장이 윗턱에 비해 빨라
말글대로 주걱턱이되는것을 막는 것이다.치료방법은 윗턱의 성장을 도와주고 아랫턱의 성장을
억제하는 성장 조절 장치( Face-Mask, 프랑켈장치등, chin-cup )를 이용하여 최대한 성장을
조절한다.그러나 심한 경우는 성장 완료 후 악교정 수술로 개선하여야한다.
그때부터 북경에 자리한 치과를 찾아다니기 시작하였다.
북경에 진출한 한국인 의사가 있는 치과의 광고를 찾아 약속시간을 정하고서 병원에 도착하였는데,
어떻게 된것이 한시간이 지나도록 의사는 나타나질 않는것이다.
슬슬 부아가 치밀지만 아이앞에서 화를 낼 수없고 그렇게 한시간 반을 더 기다린후 진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의사왈 "현재 저의 병원에서는 교정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게재된 광고의 진료과목중 분명히 교정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박혀
있는데…아는 다른 치과를 소개해 준다고 허둥지둥 딴 곳에 전화하는 그를 보니 실소가 나왔다.
그렇다고 딴 중국치과를 찾기에는 용기가 나질않아 그가 소개해준 병원에 약속을 하고 그날은
헛품만 팔고 돌아왔다.
다음날 북경왕징에 자리한 K치과에 들러 아이의 진단을 받았다.다행이 성장이 멈추질 않았고
아직 초경도 하지 않았기에 치료가 가능하다는 기분좋은 진단을 받게 되었다.그 의사는
치료를 위하여 몇가지 X선 사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중국에 상주하면서 진료를 하는것이
아니고 한국과 중국을 왕래하면서 진료를 한다는 것이다.그래서 그 병원에서는 필요한 X 선 장비가
아직 구비되지않은것이다.X선 사진이야 별 문제 없이 찍을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이 오판이란걸
다음,또 다음날 까지 가서야 알게되었다.
왕징신청의원이라고 왕징신청에서는 꽤 큰 병원에 들러 사진을 찍을수있냐고 문의했더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네가지 사진이 필요한데 그중 세개는 가능하나 파노라마(曲面斷層片)사진은
찍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사진이 가장중요하다는 말을 들었으니 딴 방법없이 다른 병원소개를 원했다.
두번째 병원은 화자띠(花家地)에서 제일큰 왕징의원이라는 곳이었다.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그곳에 들러 안내하는 복무원에게 물어보니 가능하다는 것이다.
등록을 하고 겅민먼전(更民門診)으로 가라는 것이다.등록비는 싸다 1위엔(125원정도)이다.
중국병원에 왠 사람이 그리도 많은지…
순서를 기다려 차례가 되었을때 때꾸정물 가운이 회색으로 보이는 아줌마 폼나는 의사가 하는말
"파노라마는 찍을수없다"이게 왠 날벼락인가!!
그리고 다른 병원에 가보라고한다.중르요우하오이웬(中日友好醫院)에 가면 된다고 한다.
정말 심하다 싶고 화도 난다.그렇지만 별무방법이라 그날은 그냥 돌아오고 다음날을 기약했다.
다음날 아무래도 언어에 문제가 있나 싶어 교포직원을 대동하여 중일우호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의 규모가 큰만큼 수많은 환자들이 득시글 그리는 그런 곳이다.
교포직원을 시켜 등록을 하고 오라고 했더니…이 병원에서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경제가 성장되어 한국을 추월하고 미국이 가깝다는 나라의 수도 에서 인간생활의 기본이 되는
의료부분에서 X선 하나 찍기가 이리도 어렵단 말인가?
중국인은 턱이 나온사람이 하나도 없어 그런 사진이 필요없다는 것인가?
정말 중국이란곳이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그곳 병원의 치과담당의사를 찾아 사정이야길 하니 다른 한곳을 소개해준다.북경대학병원
커우창커(口 腔 科)의원이다.
중일병원에서 택시를 타고 약 30분을 달려 북경대학병원에 도착했다.거의 포기상태로 말이다.
그때 시간이 오전 10시30분
등록을 하는데 가능하다란 답변을 들었다.만세가 저절로 입에서 튀어나온다.
그런데 오후 1시에 가능하다는 것이다.두시간 반을 더 기다리라는 것이였다.하지만 어떠랴
된다면야 하루도 기다린다는 심정인걸…
아이를 데리고 그주변 구경을 하다가 현지 식당에서 음식을 시켜먹고서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담당의사가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었다.그래서 당신과 같은 이유로 치료를 위한
사진이 필요하다하니 단번에 처방전을 써주어 바로 촬영을 할 수가 있었다.
무려 2일간 온 북경의 병원을 돌아다닌 끝에 목표를 달성할 수가 있었다.
한동안 아이와 떨어져 기러기 아빠 노릇을 하다보니 아이의 고민도 몰랐거니와,부정교합치료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쉽게만 생각한 자신이 적이 못마땅하다.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생일선물이라기보다 부모의 의무아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