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북경4환과 5환 중간에 자리한 코리아 타운 왕징은 지금 우범지역으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약 5만에서 6만명의 한국인이 살고있는것으로 추산되는데 조선족까지 합하면 한국말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10만이 넘는 곳으로 봐야 한다.
며칠 전 대기업의 주재원으로 나와있던 한국인이 가벼운 접촉사고로 인한 말다툼을 하다가
중국인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전에는 이런 사건이 거의 없었으나 근래의 김치파동 등으로
중국인들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올해 중국에서 피살된 한국인이 3명이나 되며 83건의 납치 및 감금사태가 일어났었다.
안타깝게도 납치를 자행하는 대부분은 조선족이라 하니 참으로 그들과 어떻게 관계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러한 범죄증가율은 아직도 하루가 다르게 중국 진출하는 한국인들이 늘어나고 하루 관광객이
만 명이나 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일 것이다.
초창기 중국에 왔을 때 그들의 지나친 환대가 상당한 부담을 주었었는데 이제는 그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상해나 소주,무 석등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거주하는 외국인이 많다 보니 치안이 대단히
잘되었다는 느낌을 받고 살았으나 북경은 중국의 수도이면서도 치안은 그들 지역에 비해 많이
낙후되어있는 실정이다.
왕진주변의 밤거리는 정말 살벌할 정도다.올 여름 어느 날 일이 늦어 밤늦게 귀가를 하는데
칼을 들고 고함을 지르며 사람을 찾아 다니는 깡패 비슷한 무리를 보고 소름이 오싹 들었다.
그들이 내뱉는 소리는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었기에 더욱더 불안하였다.
왕진지역에서는 공안을 보기가 너무나도 어렵고 또 그들은 이러한 무리를 보고도 모른 채
하니 공안 역시 믿기가 어렵다.
그 동안 복지 부동하던 대사관 및 영사관에서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교민안전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주간은 6478~9526-8까지 야간은 1370-120-0593인 전화번호가 비상연락망이다.
왕징에 거주하는 교민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어제는 직원들과 회식 후 가볍게 맥주한잔을 마시는 자리에 뒤편에 앉아있는 심한 연변 말을
쓰는 사람이 내뱉는 말에 머리가 쭈삣섰다.
"한국인새끼들 다 죽여버려야 돼!!"그들이 가고 난 후 주인에게 왜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느냐고
물어보니 그에게 물건을 사겠다는 한국인이 몇 날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연변에서 차비 들여 물건을 가지고 왔는데 처리할 방법이 없어 매일같이 한국인을 욕하고
다니다는것이다.
중국진출에 성공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조선족에 대한 심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채용하기를 꺼린다.90년대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되어버린 꼴이다.
중국을 경험하고 중국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중국사람과 조선족에 대해 알면서 부 터
점점 더 이러한 반목이 심해지고 있다.단절되었던 세월만큼 한국인들과 그들과의 사이에는
넓디넓은 갈등의 강 만이 흐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교류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상대적으로 안티한국이 많이 늘고 있다.
한국의 단오절 문화유산신청에 대한 중국인의 반응은 엄청나다.왜 한국은 남의 문화를 훔쳐
가는 것이냐고 성토 또한 대단하다.
덩치는 한없이 크고 자존심은 하늘을 찌르나 속은 쫍쌀보다도 작은듯한 중국인들…
이들과 함께 가는 길은 앞으로 더욱더 험난해질 것 같다.
정으로 베푼다고 해서 꼭 정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너무나도 저자세인 한국정부의 대중관은
한마디로 짝사랑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때로는 강함도 함께 보여줘야 쉬이 여기지 못하리라.
이미 50만을 육박하는 자국민을 위해 그들에게 안전대책에 대한 요구가 절실한 때이기도
하니 말이다.
오겠다는 한국인을 다 말릴 수는 없지만 오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이러한 문제에 대한 깊은
생각과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유학을 시켜본 부모들 대부분이 누구에게도 중국유학을
권하고싶지않다는 말들을 세이경청해야 할 것이다.
하루하루 모험을 하듯 전쟁을 하듯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이곳이 중국의 심장인 북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