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벌써 춘절(春節:춘지에)대이동이 시작된 모양이다.
한국의 설날이나 중국의 설날은 공통점이 있다. 민족 대이동 바로 그것이다.
각 도시로 나와있는 민공(民工:도시로 나온 농촌 출신의 노동자)들이 일 년 동안 힘들여
벌은 돈을 들고 고향을 찾아간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은 설날을 전후하여 약 7일정도의 휴식을 가지지만
중국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교통편만 하더라도 보통 2~3일이다 보니 춘절을 10여일 앞둔 날부터
귀향을 시작하여 정월대보름(음력1월15일)까지 휴식을 한다.
이렇게 오래 쉬는 이유는 한 해 동안 거의 휴식을 하지 않다가 춘절에 한번에 쉬는 것이 이들의
습관이 되어버린 것이다.도시에 나와있는 민공들은 일주일 중 하루 한 달에 하루도 휴식을 하지
않는다.곧 무노동 무임금이다 보니 하루도 쉬질 않고 근무를 하는 꼴이다.
그리고 이들은 고정 급여제가 아닌 일당이며 한 달에 한번씩 급여를 받는 것이 아니고
일 년치를 모아 춘절에 한번에 돈을 받는다.그러니까 최소한의 용돈만을 가지고 1년을 버티다가
춘절에 목돈을 가지고 귀향을 하는 것이다.
귀향 기차표를 파는 매표소마다 길게 줄지어진 무리들을 보니 춘절이란 것이 실감이 난다.
기다림의 지루함과 피곤함에도 이들의 표정은 밝기만하다.그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을
곧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아마도 그러하리다.
중국의 춘절은 그들의 축제에 반하여 한국인 등 외국인은 지내기가 힘 드는 일이 있다.
바로 폭죽이라는 것이다.아마도 영화에서 많이들 보셨으리라 생각되는 이 폭죽은 정말
사람을 환장하게 만든다.춘절 3~4일은 24시간 이 폭죽이 터지는데 그 소음에 잠을 이룰수가없다.
재미있는 것은 이 폭죽을 터뜨리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인데 이들은 한햇동안 벌은 돈의
일부분을 이 폭죽 터뜨리기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폭죽을 터뜨리는 의미는 새해에는 더욱더 많은 돈을 벌기를 기원하며 터뜨린다고 한다.
북경은 그 동안 이 폭죽을 금지하였으나 올해부터 이런 금지가 해제 되었다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폭죽으로 인한 화재도 빈번하다고 하는데…
중국춘절에 맞추어 다양한 해외 관광상품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올해 중국인의 춘절 해외관광이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모양이다.경제성장과 더불어
그 혜택을 받은 자칭 중국중산층들은 해외 관광을 원하고 있고 관광지로 이름난 국가에서는
이러한 중국인들을 불러 드리려 홍보에 여념이 없다.
얼마 전 태국관광 상품이 하나 나왔는데 3박4일에 일인당 5000위안(약 60여만원)의 비용이지만
관광지에서 별도로 지불하는 비용이 없으며 쇼핑을 강요하지 않는 조건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 상품을 사려고 몰려 들었다고 한다.100여명의 패키지였는데 수백 명이나 몰려 들었다고 하니
해외로 관광을 원하는 중국인들이 만만치가 않은 모양이다.
중국의 정월은 휴식의 절기임이 틀림이 없다.1월20일인 오늘 부터 이미 각종 건자재시장은
철시가 시작되었으며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장들도 문을 닫고 있다.
수많은 건설현장은 철 대문을 굳게 잠그고 춘절휴식 기에 들어갔으며 북경시내의 차들은 눈에
띠게 줄어 들고만 있다.
국가에서는 춘절 휴식 일을 1월28일부터 2월5일까지로 하고 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형식일
뿐이다.공무원을 제외한 모든 민영기업들은 대부분 이러한 국가휴식 일을 지키지않고있다.
춘절특수에 열차 값이 뛰고 비행기 값이 뛰고 물가가 뛴다.그리고 민공들이 돈을 들고 고향으로
뛰고 있다.이들의 뜀박질 뒤로 일 년 동안 죽자 사자 일을 하고도 임금이 체불된 엄청난 수의
민공들의 눈물이 숨어있다.임금체불에 대한 중국당국의 강력한 재제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
아직도 춘절만 되면 노력의 대가를 못 받는 수많은 민공들은 이 춘절이 얼마나 가슴이 아플 것인가?
축복받는 춘절과 그렇지 못한 춘절이 함께하는 이곳이 바로 중국이다.
올해는 그러한 민공들의 눈물이 더욱더 많을 것이란 이야기에 씁쓸한 기분이 드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