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은 한국인 조선족 그리고 위대한 조국에서 온 탈북자들이 국적은 달라도 같은 말로 서로
사기 치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치열한 무대였다.
운이 좋게도 이 3곳의 사람들이 서로 돌아 가며 사기를 치는 걸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어서
인생에 좋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아무리 순진한 얼간이라도 6개월만 있게 되면 자동적으로 똑소리 나는
똘똘한 인간으로 인간 개조가 되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지역이었다.
황량한 만주 벌판에 그 옛날 마적만 없을 뿐이었다.
순박한 동남아로 가면 사람들이 느려지고 순박해지는데 이 곳으로 가면 반대로 다들 영악하게
되어서 슬픈 일이었다. 똘똘하지 않으면 이 곳에선 있지를 못하는 곳이다.
상인과 손님이 돈을 받으면 서로 흔들어 보고 하늘에 비쳐보고 손톱으로 긁어보고 싸인펜으로
밑줄 쫙 하는데 이런 행위는 대장정을 이끄셨던 위대한 모택동 동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동방예의지국에서 간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는 불알 흔들듯이 단지 흔들어 소리를 들을 뿐이다.
가짜는 구질구질한 소리가 나지만 진짜는 빠삭한 비스게토 소리가 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양뀀집에서 몸소 가짜돈을 주신 조선족 아주머니의 큰 가르침이 있었다 .
이 어리버리하고 구질구질한 나그네도 이미 강도 높은 조선족 선상님들의 6개월의 실전 교육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한지 오래되었다. 가는 곳마다 수업료는 지불했지만 그저 고마울 뿐이다.
이렇게 질 높은 인생교육을 그 어디에서 받을 수 있겠는가.....
이 곳에서의 6개월 교육을 받은 가방줄이 짧은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는 요즘은 해마다 겨울에
동남아로 순회공연을 가는데 사람들을 대할 때 거칠것이 없을 정도로 좋은 교육을 시켜준
영악한 조선족분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렇게 영악하고 똘똘한 조선족들도
연변에 사는 한족에게는 고양이 앞에 얌전한 쥐였다.
영악하고 거친 조선족들도 한족들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하고 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루는 아는 분이 장사를 하는 시장에 가서 얘기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는 한족 여자가
딸기를 팔고 있었다. 주변에 딸기를 파는 사람들은 이 한족 여자의 친척들이 많았다.
50세정도인 조선족 여자가 이 한족이 파는 딸기를 골라서 저울 위에 올려 놓더니 가격이 안 맞았는지
안 사고 돌아서는 순간 이 육중한 한족여자가 안 사고 그냥 가는 조선족 여자의 얼굴을 손으로 쳐서
코피가 흐르는 걸 목격할 수 있었다.
손님이 왕이란 걸 보고 자란 나는 이런 광경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손님이 딸기를 저울위에 올려 놓았어도 살 수도 있고 안 살수도 있는 것이지 안 사고 그냥 간다고
사람을 치다니 이런일이 문명한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가능한 일이겠는가...
그 여자가 코피 나는 것 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주위에 여러 그 잘난 조선족들이 있었음에도 다들
불 구경 하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조선족들은 그들 말로 남의 일에는 삐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훌륭한 처세술이었다. 이런 처세술은 다른 곳에서는 결코 배울수 없는 것이다.
딸기를 파는 한족여자가 손님이 만약 한족 여자었으면 딸기를 안 샀다고 주먹으로 얼굴을 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한족들이 낮게 보는 일개 소수민족인 조선족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 연변에서는 조선족은 한족 앞에 말 그대로 고양이 앞에 꼼짝 못하는 쥐였다.
감히 주류인 한족들을 일개 소수민족인 조선족들이 건드릴 분위기도 아니고 건드린다거나
맞선다는건 상상도 못하는 것이며 이건 바로 자살행위이다.
소수민족 자치주에서 이런데 다른 곳에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한족들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하는 이 똘똘하고 영악한 조선족분들은 위대한 조국에서 온 약자들인
탈북자에게는 유난히 쎄게 나갔다.
탈북자 여자들을 팔아 먹는건 한족들이 아니라 말이 통하는 조선족들이어서 오리지날 탈북자들은
이 영악한 조선족들에게 치를 떨며 지낸다.
탈북자 여자들을 팔아 먹는 인신매매를 이 조선족분들은 보기 좋은 말로 국경 무역한다고 한다.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도 국경 무역을 하시는 3명의 조선족분들을 몇 번 만난 적이 있는데 미국 영화
" 나 홀로 집에 " 에 나오는 도둑놈들과 분위기가 비슷하셔서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온다.
3명의 도둑놈들처럼 생긴 국경 무역을 하시는 분 중에 조금은 점잖게 생기신 사장님이 획기적인
제안을 하기 위해 내 숙소에 찾아오셨다.
두만강 건너 위대한 조국에 잘 아는 친척이 군에서 장성으로 있어서 자기들은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한다면서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에게 하루 구경시켜 줄 수 있다고 제의해왔다.
두만강을 건너 가면 위대한 조국 북조선 군용 짚차가 마중 나와서 안전하게 하루 종일 구경하고
다시 나오는데 700원인가 제의해 왔다.
구질구질하게 다녀도 주변에서 남조선 특무라고 들었던 이곳에서 괜히 두만강 건너 갔다가 조선족
사장님이 정말 남조선 특무라고 하고 위대한 조국에 넘기면 약도 없을 것 같아 거절한 적이 있다.
국경 무역을 하시는 조선족 사장님께서는 돈이 되는 해외 여행업도 겸하고 계셨다.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에게 가장 강도 높은 인생 공부를 시켜 주셨던 어느 조선족 선상님이 한가한
시간에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에게 두 군데의 아름다운 중국 오지의 얘기를 보너스로 들려 주었다.
위대한 중국이 아니면 세계 그 어디에서도 듣기 어려운 얘기였다.
한국에도 옛날에 어느 시골의 할머니가 처음 비행기를 탈 때 요강을 가지고 탔다는 전설적인
얘기가 전해져 내려 오는데 이 위대한 중국의 두 군데의 오지 얘기는 상태가 좀 더 심하다.
첫 번째 얘기는 인구가 많은 위대한 중국의 한 오지에 인구가 계속 늘어서 공무원들이 가족계획을
얘기하고 장화(콘돔)를 나눠주고 사용법을 가르칠려고 그 오지마을에 들어갔다고 한다.
동네 마을 사람들을 공터에 모아 놓고 콘돔을 강의 하는 사람이 콘돔을 꺼내서
가운데 짧은 다리(자지)에 끼우고 설명하기도 그렇고 해서 대신 왼손 손가락에 끼워서
오지 사람에게 가르쳤다고 한다.
1년뒤에 인구가 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인구가 늘어서 다시 가서 조사해 보니
사람들이 밤에 콘돔을 왼손 손가락에 끼워 사용해서 인구가 줄지 않았다고 한다.
참으로 중국스런 얘기였다.
다음은 볏짚 애기인데 어느 오지에 자동차가 처음 들었갔다고 한다.
비행기는 보았어도 자동차를 본 적이 없었던 위대한 중국의 오지 마을 사람들은 다들 볏짚을 들고
나와서 자동차 지나가는 앞에 깔았다고 한다. 먹고 지나 가라고 했다나 뭐랬다나.......
이 이야기도 너무나 중국스런 얘기였다.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중국에서 사실 있었던 이야기라고 조선족 선상님이 얘기하셨다.
한국의 요강 얘기와는 비교를 거부하는 13억 대국의 전설적인 얘기였다.
국경 무역을 하시는 영악하고 똘똘한 조선족 씹세들은 위대한 조국에서 온 약자들인 탈북자 여자들을
돈 몇 푼 받고 팔아 먹어서도 안 되고 이런 오지에 팔아 먹는 무식하고 천인공노할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처럼 북녀들은 사랑으로 감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