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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 공연을 떠나며......
이름 : 나그네
2006-05-12
항상 늦 가을에 떠나는 동남아 순회공연을 이 번에는 몇 일 뒤에 떠날 것 같다. 늦 가을에 떠날려면 아직 5개월이나 남았고 머리가 심상치 않아서 갑자기 결정하게 되었다. 동남아에서 약 좀 써야 할 것 같다. 어제 은행에서 순회 공연에 필요한 50만원을 찾았다. 이제 통장에 남은 돈은 75만원이다. 내 생애에 처음으로 100만원 넘었던 은행 잔고가 다시 100만원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번도 주변에서 도네이션이 들어와서 떠나게 되었다. 이번 공연기간도 3개월이다. 순회 공연지는 지금 낮 기온이 37정도이고 밤 기온도 30도 정도란다. 3불 짜리 선풍기 방에 있게 되면 구질구질한 침대 위에는 더워서 2시간에 한 번씩 샤워장을 들락거리면서 속옷만 입고 타일 바닥에 배 깔고 자야만 한다. 갑자기 가야 하는 것이라 이번 공연은 최악의 구질구질이 될 것 같다. 공연중에는 보통 3,4불 잠자리와 한끼에 500원짜리 식사 그리고 200원짜리 이발소를 다녔는데 이번 공연은 최고가 이정도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아무리 구질구질하게 다녀도 한 군데 예외가 있다. 나이트 클럽이다. 필리핀 밴드가 생음악 하는 곳으로 그 나라에서는 좀 말끔한 남자들과 반반한 여자들이 오는 곳으로 아가씨들이 70%다. 남자들은 주로 양복을 입고 말끔하게 오는데 나는 10년된 반바지와 5000원짜리 쓰레빠 신고 가짜 핸드폰을 가지고 입장한다. 2년전에 1200원 주고 산 가짜 핸드폰은 계산기인데 모양은 진짜 핸드폰과 비슷하다. 핸드폰이 부의 상징인 이 나라에서 이 가짜 핸드폰은 고급 나이트 클럽에서도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걸 지참하면 냄비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앞면보다 뒷면이 진짜 같아서 주로 맥주잔 옆에 뒤집어 놓는다. 냄비들이 오면 난 항상 미국말로 "하우 올 아유" 한다. 대부분이 19 나 20 이라고 한다. 입장료가 5불인 이곳에 들어가면 난 밴드 앞에 춤추는 곳 근처에 자리를 하면 웨이터가 맥주 한 잔을 갖다준다. 입장료 5불에 맥주 한잔은 무료이다. 맥주는 조금씩 마신다. 한 잔은 포함이지만 다음 잔은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곳에 오기전에 친구 맥주집에서 1잔에 300원짜리 생맥주를 두어잔 먼저 때리고 온다. 생음악을 들으며 맥주를 조금 마시고 있으면 이 클럽에서  경비를 보는 씨름 선수 같은 어깨들이 와서 아는 사람이 왔다고 인사를 한다. 노래가 잠시 끝나면 반반한 냄비들이 기다렸다는듯이 나가서 춤을 춘다. 춤을 추면서 눈은 간절하게 자기를 찍어 달라고 앉아 있는 손님에게 향한다. 가짜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는 이 아름다운 시선을 애써 외면한다. 순회 공연을 가면 구질구질의 극치를 보여 주시는 스승을 만나게 된다. 60세의 이 스승은 작년 겨울에 아들을 보았는데 여친이 21살이다. 40년간 길거리에서 예술을 하는 분이다. 작년 12월에 이 스승이 병원에 친구가 있다고 하면서 같이 가자고 해 20원 짜리 트럭 버스를 타고 갔었다. 스승이 안내군에 2명분 50원 냈는데 10원을 바로 안 거슬러 주자 60세의 동안의 얼굴이 찌그러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스승의 집은 기찻길 옆이었는데 구질구질한 이 나그네도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차마 사진찍기가 뭐했다. 지상에서 1미터 정도 띄운 입구 문이 60센치 X 80센치 정도에 방은 1.3평 정도였다. 그 흔한 라디오 하나 없었다. 이 방에 5명이 산다. 전에 월 100원 주고 지냈던 연변의 방은 이 스승의 방에 비하면 너무 럭셔리하다. 방안에서 하늘이 많이 보이기에 비 오는 날에는 어떡하냐고 물으니 구석에 곱게 접은 파아란 천막을 가르킨다. 비 오면 자다가도 튀어 나간다고 한다. 40년을 예술한 분이 이런데서 사는 걸 보니 역시 예술인은 배가 고픈가 보다.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도 20년 가까이 순회 공연을 하는 예술을 하는 사람인데도 저금 통장에 75만원 있는 걸 보면 맞는 말인 것 같다. 이 번에 가서 기회가 되면 집 사진을 찍어 올 생각이다.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에겐 눈썹도 짐이 된다고 해서 다 떨어진 뚜껑은 놔 두고 갈 예정이다. 진리가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게 아니라 구질구질함이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 위에 사진은 작년에 순회 공연 다닐 때 쓰고 다닌 뚜껑이고 아래 사진은 나이트 클럽에서도 큰 위력을 발휘하는 가짜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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