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차이나 드림’ 실태
우리 기업들은 하루 평균 15건, 2천만달러씩을 중국에 투자하고 있다. 9월말 현재 3만여개 한국 기업이 중국 대륙에 2백50억달러를 투자, ‘차이나 러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화려한 ‘차이나 드림’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소문없이 실패하는 기업은 의외로 많다.
올 한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경영 실태를 살펴본 한국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조사팀이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중국에 투자한 기업 중 3분의 1이 망해서 보따리를 싼다’는 것이다.
연말에 종합 보고서를 낼 예정인 KIEP 조사팀은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가운데 3분의 1은 성공적이며, 3분의 1은 현상유지를 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실패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식품 관련 유명 대기업인 ㄱ사는 중국 전역의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했다. 중국 명문대 출신 현지인들을 채용하고 대리점망을 구축하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제품이 제대로 팔리지 않으면서 대리점은 사실상 현지인들이 졸업한 명문대 동창회 사무실로 변했다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며 중국 시장에서 일단 철수해야 했다.
또다른 식품 관련 대기업인 ㄴ사는 베이징에서 패스트푸드점을 벌였으나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맥도널드, KFC, 피자헛 등 세계적인 유명 패스트푸드점이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하면서 치고들어오자 브랜드 파워에서 밀려 손을 들고 만 것이다. 시장 조사 미흡과 준비 부족이 대다수 실패의 이유다.
이와 함께 사업 파트너 선정을 잘못한 탓도 있다. 파트너를 잘못 만나 아예 회사를 송두리째 뺏겨 ‘남좋은 일 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
〈베이징|홍인표특파원〉
http://www.khan.co.kr/kh_news/art_view.html?artid=200412121756281&code=97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