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전자상거래(EC) 플랫폼인 핀둬둬(倂多多)의 황정(黃崢) 회장이 갑자기 사임을 발표했다. 경쟁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을 제치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다. 이에 대해 첨단 기술업체 단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7일 핀둬둬는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2020년 12월 말 기준으로, 7억8840만 명의 액티브 구매자를 보유한 알리바바 그룹을 제치고 중국 최대 EC 사이트가 되었다.
황 회장은 이날 밤 주주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이사회 회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현 천레이(陳磊) CEO에게 후임을 맡기고 특별의결권을 내주며 향후 3년간 개인 명의의 주식(약 30%)을 일체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황 회장은 자신의 사퇴에 대해, “코로나19 등에 따른 외부 환경의 격변으로 사내 사업과 조직 운영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창업자로서 “뛰쳐나와 10년 후 길을 찾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국 관영 ‘증권시보’에 따르면, 결산 발표 이후 핀둬둬의 주가는 일시적으로 5% 이상 상승했지만 황 회장의 사임 영향으로 종가는 약 7% 하락했고, 낙폭은 한때 13%를 넘어섰다. 다음날인 18일에도 5.1% 하락했다.
핀둬둬는 2018년 7월 26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을 때 중국에서 3위 EC 사이트였다. 지난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황 회장의 재산은 631억 달러로 세계에서 15위, 아시아에서 3위로 부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핀둬둬는 알리바바와 마찬가지로 수년간 짝퉁, 불량품 판매 의혹을 받아왔지만 78,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황 회장은 경력의 절정기에 회장직을 물러난 것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인터넷 규제를 국가 전략 차원으로 확대하면서 첨단기술 기업들이 숙청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 것과 관련됐을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공 총서기는 15일 중앙재경위원회 제9차 회의를 주재하고, 대량의 데이터를 축적해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플랫폼에 대해, 새로운 국가경쟁력을 구축한다는 전략적 관점에서 규제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시 총서기의 촉구는 베이징이 첨단기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위기에 놓인 기업은 마윈의 알리바바 그룹과 그 산하의 안토 그룹이다. 하지만 중국 대형 배차 서비스인 디디추싱(滴滴出行), 생활관련 서비스 대기업 메이퇀(美團), EC 업체인 진둥상청(京東商城) 등 플랫폼 경제를 담당하는 다른 대형 IT업체들도 그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12일, 독점금지법을 위반으로 디디추싱과 소프트뱅크 등 12개 업체에 5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독점 금지법은 2008년 8월 1일 시행됐다. 올해 1월 초에 발표된 ‘개정안’에서는 인터넷 산업이 처음으로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중국 첨단기술기업들은 이 법의 도입으로 추가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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