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를 중심으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에 대한 대대적 탄압을 진행 중인 가운데, 위구르족의 어린이들에 대해서도 집단 수용을 통해 사실상의 민족말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족 어린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유치원과 학교 등의 기숙시설 건설 계획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신장문제 조사를 의뢰한 위구르족 문제 전문가 아드리안 젠츠 박사를 인용해, 재교육 수용소에 들어간 부모와 떨어지게 된 어린이들을 기숙 유치원과 학교로 보내 사실상의 문화적 말살 교육을 받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재교육 수용소에서 최소 100만명 가량의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들이 공산당에 충성하도록 세뇌 교육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젠츠 박사에 따르면 신장 지역에선 이슬람계 소수민족 재교육 수용소가 세워진 2017년 한 해에만 기숙 유치원 학생 수가 50만명 이상 늘었고, 그들 중 90% 이상은 위구르족 등 이슬람계 소수민족 어린이였다.
이로 인해 신장 지역의 유치원 입학률은 중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고, 위구르인 밀집 지역인 신장 남부에선 무려 12억 달러(1조4천억원)를 들여 유치원 신축과 리모델링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기숙 유치원과 학교에선 중국어만 사용할 수 있다. 위구르어를 비롯한 소수민족 언어를 사용할 경우 교사와 학생을 불문하고 벌점이 부과되는 등 징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츠 박사는 “중국 당국은 부모와 자녀를 격리한 뒤 민족적 뿌리와 종교적 믿음, 고유 언어가 거세된 새로운 세대를 키우려 시도하고 있다”며 “이는 문화적 민족 말살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러한 기숙시설에 대해 “학교가 부모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어 사회적 안정과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시설들은 감시 시스템과 경보기, 전기 펜스가 설치돼 웬만한 수용소보다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해외에 있는 위구르족 가족들과의 수십 회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신장에서는 성인들의 정체성을 변형시키려는 노력 뿐만 아니라 지역의 어린이들을 뿌리와 차단하려는 조직적 움직임이 추진 중이라는 여러 정황을 발견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신장에서는 한 지역에서만 4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의 부모가 둘 다 수용소나 감옥에 갇혀 아이와의 접촉이 끊겼다.
BBC는 “중국 당국은 부모가 수감됐거나 재교육 캠프에 입소한 어린이는 중앙 정부의 보호를 받도록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성인용 구금 캠프 건설과 동시에 어린이들을 수용할 기숙사와 보호 시설도 대폭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제네바 유엔본부에 주재하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호주, 캐나다, 일본 등 22개국 대사들은 10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재교육 수용소 철폐’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공개서한을 유엔인권이사회 의장에게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종교와 신념의 자유를 포함한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존중할 것을 중국에 요구하며, 신장위구르 자치구내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을 겨냥한 광범위한 감시와 제약, 그리고 대규모 수용소에서 이뤄지는 불법적인 구금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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