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역대급 초강력 태풍 하기비스(19호)가 주말 일본 열도를 강타해 45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고, 항공편 400편이 결항되는 등 인명·재산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이번 태풍으로 후쿠시마현 일대에 적체됐던 방사성 폐기물 중 일부가 유실된 것으로 알려져 일본정부의 관리부실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다무라(田村)시에서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폭우로 임시 보관소에 적체돼 있던 방사성 폐기물 2667개 중 일부가 유실돼 인근 하천인 후루미치가와(古道川)로 흘러들었다. 이 중 10개는 회수됐으나 유실된 총 개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실된 방사성 폐기물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당시 방사능에 오염된 인근지역의 방사능 오염토와 목재, 풀 등을 모아 적체해둔 폐기물을 의미한다.
일본정부는 이번 폐기물 유실 이전부터 해당 폐기물들은 산과 임야, 농토 등에 적체하는 등 허술한 관리로 대내외적인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방사능 제염 오염토 규제 기준치를 이전의 1kg당 100베크렐(Bq)에서 8000Bq로 대폭 끌어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정부는 8000Bq 이하의 방사능 오염토는 도로, 제방공사 등에 쓰거나 기존 토양에 섞어서 농토에 쓰게 하고 있으며, 오염된 목재는 소각하게 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이 방사능 확진 우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 하기비스로 방사능 폐기물이 유입된 하천은 중간에 다른 강들과 합류, 태평양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방사성 폐기물 자루가 태평양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닌 초강력 태풍 하기비스(19호)는 12일 저녁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에 상륙한 하기비스는 13일 오전까지 도쿄(東京)를 포함한 수도권 간토(關東) 지방과 도호쿠(東北) 지방에 대형 비 피해를 낸 뒤 정오 무렵 태평양 해상으로 빠져나가 온대성 저기압으로 바뀌면서 소멸했다.
NHK 방송에 따르면 일본 열도에 연간 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는 비를 쏟아낸 이번 태풍으로 13일 오후 9시 현재 30명이 사망하고 15명이 행방불명됐으며 177명이 부상을 당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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