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 법무부가 중국 2위 통신장비 업체 중흥통신(ZTE)에 대해 뇌물 수수혐의를 조사 중이라고 NBC 등 현지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지검은 ZTE에 대해 정부 관리들에게 뇌물 주는 것을 금지한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ZTE는 세계 통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외국 정부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미 법무부는 외국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미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경우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미 트럼프 행정부는 ZTE가 중국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와 관계가 깊고, 자사 제품을 통해 스파이 행위와 사이버 공격 등을 수행함으로써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업체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두 회사를 미국 내 네트워크 구축에서 배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 당국은 이번 ZTE에 대한 조사에 대해 의견을 내지 않고 있고, ZTE가 어느 국가 정부에 뇌물을 제공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소송사건에서 ZTE는 알제리, 라이베리아, 케냐, 짐바브웨를 포함한 수십개국의 부패와 관련되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예는 ZTE이 2009년 케냐 국가 정보국과 체결한 전화 감시장치 설치 계약이다. 외교문서를 공개하는 위키리크스의 보고에 따르면, ZTE는 케냐 국가정보국 (당시는 국가 안보 정보국)의 고관에게 뇌물을 제공한 후 해당 계약을 체결했다. ZTE는 또 케냐 정부 직원 1명에게도 매월 5000달러를 지급했다.
미국의 해외 부패행위 방지법은 미국 내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에게 외국 정부 공무원에 대한 부패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하지 않은 외국 기업의 경우에는 FCPA가 적용되지 않지만, 미국에서 뇌물증여가 행해진 경우 또는 미국 금융기관을 이용해 뇌물 자금을 보낸 경우에는 미국 법무부가 조사하게 된다.
ZTE는 2017년 북한과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미 법무부로부터 유죄 선고를 받았다. 당시 이들 국가에 통신장비를 공급한 사실이 적발돼 벌금 8억9200만달러(약 1조원)를 내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ZTE는 3년간의 기업보호관찰에 합의했다. WSJ는 “미국 당국의 이번 조사는 최근 화웨이 등 중국 통신업계와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며 “ZTE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면 엄벌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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