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권위주의 국가를 비롯해 일부 민주주의 국가에서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 저지를 명분으로 폭력적인 과잉 대응에 나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각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와 관련해 당국의 구타와 구금, 최루가스, 실탄 발포 등 과도한 물리력 동원된 사례를 보도했다.
■ 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 케냐, 우간다 군경이 자택 격리 조치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채찍을 휘두르거나 실탄을 발사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 교외 지역에서는 경찰이 봉쇄 조치에 저항하는 군중을 채찍과 고무탄으로 공격해 3명이 사망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남아공에서는 현재까지 1천462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현재까지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빈민가에서는 소수의 확진 사례만 보고됐지만, 정부는 외출 금지령에 이어 요하네스버그의 부촌과 맞닿은 빈민가에서 군을 동원해 강압적인 봉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케냐에서는 경찰이 쏜 유탄에 맞아 13세 소년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고, 우간다에서는 군인들이 통행금지를 어기고 오토바이를 탄 시민에게 실탄을 발포해 2명이 다쳤다.
케냐 코스트 주의 주도인 몸바사에서는 통행금지 수 시간 전부터 경찰이 페리터미널에서 인파를 향해 최루가스를 쏘고 통근자들을 폭력으로 제압해 쓰러뜨리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는 최근 아프리카 10여개국이 우한폐렴 확산 방지를 이유로 시민들에게 외출자제, 통행금지, 술과 담배 판매금지 등의 조처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WSJ은 정부의 과잉 집행 피해자들은 대부분 혼잡한 빈민가와 임시 거주지에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가난한 주민들이라면서 지나친 봉쇄 조치는 오히려 반발을 일으켜 바이러스 확산 저지 노력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안보연구소도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봉쇄령 남용에 따른 위협이 우한폐렴으로 인한 위협에 필적하는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위생 상태가 나쁘고, 깨끗한 수돗물이 부족한 빈민가에서는 주기적인 손 씻기와 같은 기본적인 바이러스 확산 방지 수칙을 지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 아시아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우한폐렴 봉쇄 조처와 관련해 ‘문제를 일으키는 자들’을 사살하거나 투옥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2일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밤 대국민 담화를 통해 “봉쇄령을 어기고 군경에 위협을 가하는 사람은 즉시 사살될 것”이라며, “지금은 질서유지가 중요한 만큼 정부 지침을 따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봉쇄된 메트로 마닐라의 케손시 빈민 20명이 경찰의 해산명령을 어기고 구호품 제공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계속하다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나왔다.
하지만 주민들은 “봉쇄로 일자리를 잃었는데 식료품 등을 전혀 지급 받지 못해 가족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에서도 경찰이 곤봉으로 사람들을 마구 때리며 군중을 해산시키는 영상이 인터넷이 퍼졌다.
앞서 우한폐렴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는 당국이 바이러스 확산 단속을 내세워 주민의 이동과 표현의 자유를 완전히 차단하고 무인기와 감시카메라를 동원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엄격한 봉쇄 조처를 집행했다.
■ 민주국가
우한폐렴 기세가 맹위를 떨치며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하자 권위주의 사회뿐만 아니라 발전된 민주주의 체제에서도 과잉진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택으로부터 100m 밖 외출 제한을 어겼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900명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영국에서는 반려견 산책을 막고, 부활절의 전통인 달걀 모양 초콜릿 판매도 금지했다.
외출자제령을 어기면 벌금이나 징역형에 처하도록 제재를 강화한 호주에서는 경찰이 교차로에서 혼자 세차를 하던 남성을 제지하는가 하면, 경찰 차량이 잔디밭으로 진입해 혼자 일광욕을 하던 남자를 단속했다.
우한폐렴 사태로 해외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에서는 무장한 경찰들이 시민들이 오가는 거리에서 노인들을 무차별적으로 붙잡아 단속 차량에 마구 집어넣는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NYT는 우한폐렴 팬데믹에 따른 공중보건 위기 대응은 각국의 당면한 과제지만 법 집행 당국의 폭력적인 행태는 비례적이지 않은 과잉조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 연합뉴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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