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에서 중국 스파이 혐의로 기소된 싱가포르인이 외국 대리인으로서 불법행위를 했음을 인정했다고 미 법무부가 발표했다.
싱가포르 CNA 방송은 2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적 ‘딕슨 여(Dickson Yeo)’가 유죄를 인정한 미국 연방법원 기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법원에 따르면, 여는 2015년부터 중국 정보당국과 일을 시작했다.
국립싱가포르대학(NUS) 공공정책 박사 과정 중이던 그는 동남아시아 정치 상황과 관련한 발표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
논문 발표 이후 그는 중국 싱크탱크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이들로부터 국제 정치와 경제, 외교와 관련된 ‘비공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제안받았다. 이들은 중국 정보 당국 요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여의 임무는 처음에는 동남아시아에 집중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으로 옮겨갔다.
중국 연락책 측은 여에게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비공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미국인을 모집할 것 △가짜 컨설팅 회사를 만들어 구인 요청을 통해 정보 제공자를 물색할 것 △정보 제공자 확보시 그들의 경제적, 생활적 고충을 파악할 것 등을 지시했다.
여는 이러한 지침을 통해 미국의 국방부, 공군, 국무부 등의 근무자를 포섭해 돈을 미끼로 각종 정보를 빼내 수 차례 중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중국 정보 당국은 여의 활동을 치밀하게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는 미국 방문 시에는 그들의 연락 내용이 미 정보당국에 발각되지 않도록 중국 측과 연락을 중단하라는 지침을 받았다.
여는 미국 밖에서도 중국 정보 당국과의 안전한 연락을 위해 ‘위챗’ 계정을 계속 바꿀 것을 지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는 포섭한 미군 장교를 만나기 위해 2019년 11월 미국에 갔다가 공항에서 당국에 체포됐다.
블룸버그 등 미 언론은 여가 스파이 혐의에 대해 10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선고는 10월로 예정돼 있다.
존 데머즈(John Demers) 법무차관보(국가안보 담당)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공산당(중공)은 미국의 정보 개방을 악용해 (외국인을 이용하는 등) 다양한 전술로 정보를 탈취하고 있다”며, 중공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과 환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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