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이유로 양국간 ‘포괄적투자보호협정(CAI)’ 중단을 선언하자 중국이 붙잡기에 나섰다.
4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무역 담당 EU 집행위원은 “우리는 중국과의 외교 악화로 대규모 투자 협상에 대한 정치적 홍보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EU와 중국은 7년간의 협상 끝에 지난 2020년 12월 30일 CAI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EU 회원국들의 협정 비준만 남겨놓고 있었다.
중국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EU와의 CAI 협상을 개시했지만 통신, 금융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분야가 포함된 데다 실질적으로 EU 기업들의 혜택을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이유로 한동안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EU의 관계가 악화된 틈을 타 미국을 견제하고 EU와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CAI 체결에 속도를 내왔다.
양국은 최근 EU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중(對中) 견제에 동참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EU는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을 이유로 중국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를 부과했고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EU 의회 의원 및 단체들을 제재했다. 이에 대해 EU 회원국에서는 협정 비준 반대 여론이 일었다.
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외교부를 통해 "EU와의 CAI 합의를 마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중국의 입장은 그간 공들여온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 무산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세기판 실크로드’로도 불리는 일대일로는 중국이 자국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지역까지 경제영토 확장을 꾀하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주변 60개국을 포함해 거대 경제권이 형성되며 참여국 간 투자 보증 확대와 금융일체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일대일로를 통해 수출 규모를 확대해 글로벌 경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중국 입장에서는 EU의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의 무산을 우려해 다시금 EU와 소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Politico) EU판은 지난달 26일, EU 지도부의 내부 문서를 인용해 “EU는 중국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자세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문서에 따르면, EU는 중국은 디지털과 농산품 시장, 산업 보조금 억제 등에서 EU에 약속한 경제개혁 정책에 대해 거의 진전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EU는 5일, 유럽에 진출한 외국 국영기업을 단속하는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EU 독점금지법 당국에 따르면, 이 규제안은 자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해외 기업이 유럽에서 기업 인수와 정부기관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러 사실상 중국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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