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25일 중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애플이 현지 데이터센터 정보관리 권한을 중국 당국에 넘겼다고 보도한 바 있어, 테슬라도 조만간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테슬라는 이날 오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데이터센터 설립 소식을 전하고, 앞으로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서 생성되는 고객정보 데이터는 이곳에 저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데이터는 테슬라가 현지에서 생산중인 모델3과 모델Y 차량에 특히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향후 중국 전역으로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2016년 11월 시행한 사이버안보법을 통해 중국 내에서 수집된 개인정보 등 데이터를 반드시 중국에 보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작은 기업들의 경우 법망을 피해가곤 하지만 대기업들은 여지없이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테슬라는 중국 내 매출 급증과 함께 당국의 견제를 심하게 받고 있어 이번 데이터센터 설립을 통해 ‘데이터 접근 권한을 넘겨라’는 당국의 요구를 사실상 수락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애플의 선례 또한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NYT는 지난 17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과 네이멍구에 있는 애플 데이터센터의 통제권이 중국 정부로 넘어간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를 통해 중국 정부가 아이폰과 맥북을 쓰는 현지인 수백만 명의 이메일, 사진, 문서, 연락처, 위치정보 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NYT에 따르면, 애플은 암호화된 고객 데이터를 풀 수 있는 디지털 키만큼은 미국에 두려고 했으나, 중국 당국은 그 역시 중국에 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결국 받아갔다고 한다.
애플의 중국 앱스토어에서는 이때부터 앱 5만5000개 가량이 삭제됐다.
애플은 삭제된 앱 대부분이 도박, 음란물과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NYT와 앱 데이터 회사 센서타워가 자체 분석한 결과 외국 언론사 앱을 비롯해 달라이라마, 대만 국기 등과 관련된 앱도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이 중국 정부에 ‘굴복’한 것은 회사 매출의 20% 가량이 중국에서 나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도 사정은 비슷하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에만 중국에서 6만9000여대를 판매했다. 이는 1분기 전체 판매량(18만4800대)의 30% 수준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스톡홀름 증후군’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1973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에서 유래한 스톡홀름 증후군은 납치·인질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애정을 느끼고 변호하는 비이성적 현상을 말한다.
FT는 “이제 중국에서 돈을 벌려면 인권침해나 불공정한 관행 등에 침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나아가 공산당에 충성심도 보여야 한다는 것을 기업가들이 체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3월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서 큰 번영을 향해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하며 대놓고 아부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보다 앞서 중국개발포럼에 화상으로 참가하면서는 행사에 참여한 중국 정치인과 사업가들에게 “테슬라는 중국 내에서 수집하는 어떤 정보도 미국 정부에 제공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상하이 모터쇼에서 기습 시위가 발생했을 당시 무대응 원칙을 깨고 ‘한밤중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테슬라는 이 사과문에서 “차주의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중국 정부 각 부처의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불합리한 서비스 체계를 즉각 개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구애’가 효과를 보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로이터는 지난 21일 중국이 차량 내에 설치된 카메라 등으로 인해 보안에 우려가 생긴다는 이유로 일부 정부 청사 건물에서 테슬라 차량의 주차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 Bizchosun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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