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발트해의 소국 리투아니아가 중국이 주도하는 중국-중부ㆍ동유럽 국가 간 협력체(China-CEEㆍCEEC)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CEEC는 중국과 유럽 17개국의 협력체란 의미에서 통상 ‘17+1’로 불린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따라 동유럽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2012년부터 매년 한 차례 17국 정상과 만나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가브리엘리우스 란즈베르지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이 같이 밝히고 ‘CEEC’가 유럽연합(EU)을 분열시킨다는 이유로 이 협력체의 다른 회원국들도 탈퇴할 것을 촉구했다.
리투아니아의 이번 선언은 중국과 EU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EU는 지난 3월 강제노역 등 신장(新疆)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인권유린에 책임이 있는 개인 4명과 현지 공안기관을 상대로 여행 금지와 자산 동결 등 제재를 부과했다.
중국은 즉각 EU 의회 현직 의원과 중국 연구자를 포함한 개인 10명과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등 관련 기관 4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며 보복에 나섰다.
이에 대해 EU 의회는 지난 20일 EU와 중국 간 투자협정의 비준을 동결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리투아니아는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만 최근 중국에 맞서는 조치를 잇따라 내놨다.
지난달 20일에는 신장 위구르 지역 주민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을 ‘학살’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유엔의 신장 수용소 조사와 EU의 대중(對中) 관계 재검토를 촉구했다.
지난 3월에는 대만에 무역 대표부를 설치하겠다고 밝혔고, 앞서 2월에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보안 검색 장비 업체 뉵텍(Nuctech·퉁팡웨이스)의 장비를 금지했다.
지난해에는 리투아니아 수도(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홍콩의 반중 시위를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리투아니아 주재 중국대사관이 시위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자 란즈베르지스 외무장관은 중국 대사를 초치해 경고했다.
중국은 리투아니아의 반중 행보를 강력히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리투아니아에 중국의 핵심이익을 건드리지 말라면서 “리투아니아는 중국 같은 대국에 맞설만한 나라가 아니다. 리투아니아의 '17+1' 탈퇴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리투아니아는 총 인구가 300만명 미만이며, 국토 면적도 중국의 147분의 1에 불과하지만, 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인 데다 CEEC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전문가들은 리투아니아의 반중 행보를 미국과 EU의 대중(對中) 대립에 따른 생존 전략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리투아니아가 지난 2월 뉵텍의 보안 장비 사용을 금지한 것도 이 업체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독일의소리(DW)는 “최근 리투아니아가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에 거부감을 표출하고 대만과의 무역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며, “헝가리를 비롯한 다른 중부 유럽 국가들이 중국에 접근하는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다. 위험한 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영리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리투아니아의 반중 행보에 대해 “장기간 소련의 지배 하에 있어 공산당에 대한 반감이 클 것이다. 그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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