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 하버드대가 중국의 금전 지원 등을 통해 학문적 독립성 저해는 물론 여러 분야를 잠식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 스트래티지 리스크는 지난 4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에포크타임스’에 따르면 보고서는 “일부 중국계 기부자와 단체가 하버드의 연구 방향을 왜곡하고, 중국공산당(중공)에 유리한 기술 이전 및 국제적 영향력 확장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대학에 대한 외국 정부 개입 문제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사례 중 하나는 하버드 보건대학원이다. 이 시설은 2014년 홍콩 부동산 재벌 로니 찬 가족의 3억 5000만 달러 기부를 계기로 ‘하버드 T 찬 보건대학원’으로 개명됐다. 하지만 찬은 중국 국무원의 자문기구와 연결돼, 중공의 영향력 행사 대리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이후 하버드 보건대학원은 중공을 칭송하는 ‘맨발의 의사(Barefoot Doctor)’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는 문화대혁명(1966~1976) 기간 공산당이 의사 대신 수 개월짜리 단기교육만 수료한 농민을 농촌 지역 의사로 투입해 많은 의료 사고를 초래한 만행을 미화한 것이다.
당시 상황은 중공의 지식인 탄압으로 의사들이 대거 학살당했기 때문인데, 의료 부족을 메우기 위해 급조된 ‘엉터리 의사’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을 당했다.
하버드 보건대학원은 또 중국 칭화대학과 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탄압에 연루된 ‘신장 생산건설병단’과 연결된 사실이 드러났다.
신장 생산건설병단은 신장 지역을 중국화하기 위해, 중공이 파견한 군대식 개척부대다. 신장 지역의 농업과 임업, 목축업, 제조업, 관광업 등 모든 경제 활동을 장악해 막대한 이윤을 챙기면서 강제노동 등 위구르 소수민족 탄압을 주도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이 조직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 美 대학 중 차이나 머니 가장 많이 받아
하버드는 장기간 중공의 막대한 금전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교육부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하버드는 중국과 관련된 기부금 1800만 달러(260억원) 이상을 수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하버드가 중국으로부터 받은 총기부액이 9370만 달러(1350억원)로, 미국 대학 중 최고액이라고 보도했다.
하버드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중국 기업으로부터 바이러스 연구 자금도 지원받았다.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 헝다(恒大)는 하버드가 주도하는 바이러스 연구 컨소시엄에 1억1500만 달러를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1200만 달러만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하버드 내 일부 바이러스 학자들은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버드 내 중국학생연합(Harvard CSSA) 등 유학생 조직들은 중공의 감시 조직 역할을 하며 동료 중국인 학생들을 압박하거나, 반중국 성향 강연이나 활동을 방해하는 데 관여했다. 이에 대해 일부 하버드 교수들은 중공의 보복을 우려, 민감 사안에 대해 공개 발언을 자제했다.
하버드 연구진은 중국 군사 산업과 직결된 연구기관과 공동 논문을 발표하는 등 중공 인민해방군과 기술 협력을 맺은 사례도 보고됐다.
보고서는 “하버드는 중국공산당, 통일전선 공작부(내통 세력 포섭 기관), 심지어 국가안보 기구들과 다양한 형태로 연결돼 있으며, 이는 자유로운 학문 환경과 국가 안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중공의 영향력 차단을 위한 내부 감시 체계와 사전 위험성 평가 등 중국과 협력 시 준수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대학과 정부가 협력해 마련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중국은 이번 분석에 대해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의 교육 및 연구 협력은 상호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정치적 편견 없이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번 보고서로 미국 내에서 중국과의 학술 협력에 대한 재검토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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