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중국의 서해 불법 구조물 설치를 “회색지대 전술”로 규정하며, 한국 정부는 중국의 주권 침탈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빅터 차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9일(현지시간) CSIS의 북한 분석 전문 사이트
‘비욘드 패럴렐(분단을 넘어)’에 올린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서해상에 무단으로 설치한 구조물들의 사진을 공개하고, “미국은 인도태평양 파트너들을 겨냥한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로 규정해야 한다”며 이런 행위는 추후 영유권 주장 포석을 깔려는 의도가 개입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색지대 전술은 대규모 무력 충돌과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도발을 활용해 안보 목표를 이뤄내려는 군사행동을 의미한다.
미국의 대표적 초당파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CSIS의 이 같은 분석은 미 조야(朝野)가 서해를 대만해협·남중국해 같이 중국 패권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는 분쟁 수역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대형 부표와 철제 구조물을 잇따라 설치하는 방식으로 서해 ‘내해화(內海化)’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민간) 심해 어업양식 장비’라며 연어 양식시설인 선란 1·2호를 각각 2018년, 2024년에 한중 잠정조치수역(PMZ) 중심선 기준 중국 측 수역에 설치했다. PMZ는 한·중이 서해상 해양경계획정 협상을 진행하던 중 어업분쟁 조정을 위해 2000년 한·중 어업협정을 체결하면서 양국의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곳에 설정한 수역이다.
중국은 2022년엔 ‘심해 양식 관리 보조 시설’이라는 명목으로 ‘애틀랜틱 암스테르담’이라는 구조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관리 시설엔 헬기 이착륙장과 수 명의 인원이 일시 체류가 가능한 시설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2018년부터 PMZ 안팎에 일방적으로 설치한 부표는 13개에 달한다.
차 석좌는 중국이 한국과의 사전 협의 없이 선란 1·2호와 애틀랜틱 암스테르담을 설치한 것에 대해 “PMZ 내 영구 시설물 설치를 금지하는 한·중 어업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서해에서의 중국의 행보는 남중국해에서 점진적으로 주권을 침해한 회색지대 전술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소규모 민간 시설(어업·연구 등)을 설치한 뒤, 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지역 점유를 기정사실화한 뒤 법·행정 조치로 추인하는 수법이다.
중국은 이러한 구조물을 PMZ 외부로 옮기라는 한국의 요청을 무시하며 한국의 접근조사도 방해하고 있다. 2020년 이후 중국의 행위를 조사하려는 한국 선박의 노력 135건 중 27건이 중국 해안경비대에 의해 차단됐다.
앞서 CSIS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의 해양조사선 온누리호와 한국 해경은 지난 2월과 9월 PMZ 내에 있는 선란 1·2호에 대한 점검을 시도했으나, 중국 해경 함정 두 척이 양쪽에서 온누리호를 에워싸며 접근하며 대치한 바 있다. 당시 중국 함정은 구조물 주변을 따라 15시간 동안 한국 측 선박을 추적했으며, 가장 가까울 때 거리는 3㎞에 불과했다.
차 석좌는 “미국과 한국은 공공 활용 및 분석을 위해 중국 구조물의 좌표를 공개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미국은 중국이 PMZ 협정을 일방적으로 위반했다는 한국의 주장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PMZ 내에 일방적으로 항행 금지구역도 선포했다. 중국은 지난 5월 PMZ 일부 해역을 선박 출입을 금지하는 항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고 자국의 최신예 항공모함인 푸젠함을 동원한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
디지털뉴스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