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내 강제 수용소의 실체를 전 세계에 폭로한 중국인 남성이 미국에서 아프리카 우간다로 추방될 위기에 처했다.
‘뉴스1’ 등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는 신장의 '재교육 수용소' 실체를 폭로한 중국인 관헝(關恆·38)이 중국의 영향력이 강한 국가인 우간다로 보내질 가능성이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헝은 지난 8월 불법 입국 혐의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돼 뉴욕의 한 구금 시설에 수감됐다. 뉴욕 이민 법원은 이날 관헝의 난민 신청 사건 심리를 진행했다.
중국 허난성 난양 출신 관씨는 2020년 10월 미국 매체 ‘버즈피드’가 보도한 위구르 인권탄압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혼자 신장 지역으로 가 위구르족과 반체제 인사들이 수감된 것으로 의심되는 강제수용소 시설을 촬영했다.
그는 버즈피드가 수용소가 있다고 지목한 곳마다 찾아다니며 비디오 카메라로 현장을 촬영했다. 해당 영상에는 하미시, 무레이현, 짐사르현, 푸캉현의 도심 및 주거지와 동떨어진 곳에서 높은 담장과 철조망, 감시탑을 갖추고 ‘강제격리 및 재활센터’, ‘농목민 양성학교’, ‘직업교육센터’ 등의 간판을 달고 있는 있는 거대한 시설물들이 담겼다.
‘우루무치시제2교육재활국’이란 간판이 붙은 시설에서는 채소 하역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를 확인했다. 가오커루 인근에서는 ‘노동을 통한 개조, 문화를 통한 개조’란 글귀가 붙어 있는 시설물을 촬영했다. 이 글귀는 당국이 범죄자를 훈련시킬 때 쓰는 구호다.
관씨는 촬영한 영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2021년 7월 중국을 떠났다. 그는 홍콩을 통해 중국 여권으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에콰도르로 출국한 뒤 바하마를 거쳐 배를 이용해 미국 플로리다에 밀입국했다.
그는 같은 해 10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신장 수용소 촬영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다수의 서방 언론에 보도됐고, 버즈피드 뉴스 기사를 실증하는 핵심 증거가 됐다.
이후 관씨는 중국 공산당 당국으로 추정되는 세력의 사이버 공격과 온라인 집단 괴롭힘에 시달렸다. 친중 성향의 유튜버가 그의 신상을 추적해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에 남은 가족과 친지들은 국가안전 당국의 감시와 위협을 받았다. 부모는 여러 차례 연행돼 조사를 받았고, 친척들도 각각 당국에 불려 심문을 당했다. 고모와 고모부도 조사 과정에서 극심한 심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연락이 끊긴 관씨는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야 알았다. 그는 가족에 대한 걱정, 신변 안전 문제 등의 불안 속에서 3년간 견디었다. 그 후 뉴욕에서 난민 신청 후 취업 허가를 받아 우버 운전사로 생활했지만 올해 8월 불법 입국 혐의로 ICE에 체포, 구금됐다.
ICE는 관씨의 밀입국을 이유로 난민 신청이나 취업 허가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민 판사에게 관씨의 난민 신청 사건 심리를 중단하고 그를 우간다로 보낼 것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간다는 미국이 추방하는 이민자를 수용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바 있다. 관씨의 법률 대리인은 관씨가 우간다로 추방되면 그곳에서 다시 중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법원은 다음 달 12일 심리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여러 인권단체는 ICE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하원의 초당적 모임인 '톰 란토스 인권위원회'(Tom Lantos Human Rights Commission)도 관씨가 중국으로 송환되면 박해받을 수 있다며 "난민으로 머무를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위구르족 권리 단체인 '세계 위구르 위원회'는 성명에서 관씨에 대해 "위구르 수용소 목격자"라며 "관씨가 추방당해 중국으로 돌아간다면 구금, 고문, 강제 실종 등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2018년 중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최소 수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의 위구르 주민이 '비밀에 가려진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돼 있다며 이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수용소 존재를 부인했지만, 나중에는 테러와 싸우는 데 필요한 '직업교육 훈련센터'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