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막기 위해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를 전면 차단하는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에 맞서 이란 시민들은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와 각종 검열 우회 기술을 활용해 당국의 감시망을 뚫고 정부의 유혈 진압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던 지난 8일 오후부터 국가 전역에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수년 간 시행된 인터넷 봉쇄 중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란 정부는 인터넷 차단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서비스 속도 제한(스로틀링)까지 병행하며 정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이 같은 ‘디지털 봉쇄’에도 정부의 잔혹한 시위 탄압 상황을 외부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례로 텔레그램 채널 ‘바히드 온라인(Vahid Online)’에는 테헤란 남부 카흐리자크 거리의 시신 사진과, 장례식장에서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군중의 영상이 올라오는 등 현장 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외신은 “현장 영상은 시위의 규모와 당국의 무자비한 진압 실태를 외부에서 파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전했다.
이란 시만들은 현지의 시위 탄압 상황을 외부로 알리기 위해 치열한 기술적 저항을 하고 있다. 이란 디지털 권리 전문가 아미르 라시디는 “시민들이 텔레그램 프록시, 탈중앙화 메신저 ‘델타 챗(Delta Chat)’, 검열 우회 브라우저 ‘세노(Ceno)’ 등으로 구성된 생태계를 활용해 검열을 피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저궤도 위성을 통해 인터넷을 제공하는 ‘스타링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가디언은 “지난 2년간 수천 대의 스타링크 단말기가 이란으로 밀반입되었으며, 이것이 현재 이란과 외부 세계를 잇는 최후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권은 즉각 대응 수위를 높였다. 당국은 이란 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스타링크 신호를 무력화하기 위해 전파 방해(재밍) 공격을 강화하는 한편, 군사 장비와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단말기 사용자들에 대한 추적·색출에 나섰다.
가디언은 “전면적인 인터넷 봉쇄 속에서도 소수의 현지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메시지를 전송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밀반입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통신 수단을 넘어 목숨을 건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란 정부의 인터넷·통신 차단은 경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미 제재와 인플레이션, 노동파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지 기업들은 이메일 송수신과 국내 통화마저 마비돼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위성 인터넷과 이를 차단하기 위한 드론·전자전 수단의 충돌이 새로운 정보전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분쟁 지역에서 드론과 위성 통신을 둘러싼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란에서는 경제난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당국이 유혈 진압하면서, 사망자가 약 2천 명에 달할 것이란 추산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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