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우한폐렴(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중국의 국제적 고립과 관련해, 세계 각국이 대중(對中) 의존도를 줄이고, 강한 대응력을 구축하는 등 탈동조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책 연구단체 코그노센티 그룹(Cognoscenti Group)의 국제 전략가 앨런 듀폰(Alan Dupont) 박사는 지난 2일 열린 호주 의회 외교, 방위, 무역 합동 상임위원회에서, 미중간 경제·정치적 긴장 고조는 세계 경제의 ‘탈동조화(decoupling)’를 부추겨 두 개의 지정학적 블록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문제 전문가인 듀폰 박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블록에는 북미, 유럽, 호주,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일부 민주국가들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적 블록’에는 러시아, 이란, 북한, 중앙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지역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위원회에서는 우한폐렴(코로나19)이 호주의 외교, 방위, 무역에 미치는 영향 외에 공급체인의 취약성과 국제무역 관계에 관한 문제도 논의됐다.
듀폰 박사는 “호주는 (중국에 치중된) 공급 체인의 취약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주요 기술이나 상품 시장을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국가안보상에서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발원 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이에 대해 중국은 무역 제재로 보복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 정부는 호주산 보리 수입에 80% 상당의 관세를 부과했고, 소고기 수입금지, 중국 내 발전소에 호주선 석탄을 쓰지 말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 10일 중공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에 대한 제재로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 중단 △홍콩 시민에 대한 호주 체류비자 확대를 결정했다.
호주 정치권에서도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 축소와 탈동조화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내정 간섭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며, 호주는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듀폰 박사는 호주 의회에 제출한 조사 보고서에서, ’중공은 이미 탈동조화를 진행 중이라며, 국제적 상호협력 관계를 무시하고 보호 무역장벽을 만들어 희토류와 의약품, 첨단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략적 분야를 독식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는 중공의 이러한 독단을 사실상 방치해왔다며, 호주는 이제부터라도 자국의 ‘취약성(지나친 대중(對中) 의존도)’에 대한 시정에 신속하게 나설 것을 주문했다.
듀폰 박사는 “열린 무역 시스템과 민주주의적인 가치관, 자유 제도의 완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경제적 분리는 불가피하다”며, 탈동조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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