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대부분 가정들이 춘제(春節·춘절, 설날)를 치르면서 만만치 않은 세뱃돈 지출에 휘청이고 있습니다.
2일 중국 관영 중국신문사는 갈수록 껑충 뛰는 춘절 세뱃돈 규모로 적지 않은 가정들이 가계부 운영에 고충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베이징에 사는 이십대의 한 여성은 "이번 춘절, 외조카들에게 각각 1000위안(약 17만원)의 세뱃돈을, 부모님께는 2000위안의 용돈을 드렸다"며 "20년 전에 비해 최근 세뱃돈 시세는 천배 정도 올라, 설 연휴가 끝나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번 명절 다섯 명의 친척 아이들에게 1인당 1000위안의 세뱃돈을 주었다는 한 남성은, "명절을 보내고 나니 지갑이 텅 비었다. 전에는 세뱃돈의 액수가 두 자리였는데 어느새 네 자릿수로 변해 많은 부담을 느낀다"고 토로했습니다.
베이징 하이뎬구에 사는 한 노인 역시 "이번 명절 자신의 손자들에게 세뱃돈으로 1인당 1000위안씩 줬다"면서 "과거에는 세뱃돈으로 1~2마오나 몇 위안만 주면 됐지만 요즘은 세뱃돈 시세가 수백, 수천 위안으로 뛰어 올라 춘절 지출 중 세뱃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이 같은 이유로 일부 어른들은 세배 받기를 꺼린다면서, 적지 않은 세뱃돈 지출로 춘절 후 최소 한 달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성인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샤쉐롼 베이징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의 전통 풍습이 갈수록 순수성을 잃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고, 다른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고액의 세뱃돈을 낭비하지 않도록 꼭 필요한 곳에 아껴서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설날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는 풍습처럼 중국에서도 춘절을 맞아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훙바오(紅包·붉은 봉투)에 일정한 돈(야수이첸·壓歲錢)을 넣어 주며 한해를 잘 보내도록 축복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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