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2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해외 언론들이 중국 반체제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1989년 6.4 톈안먼 민주화 운동 이후 중국 정부는 이 사건을 교과서에서 거의 언급하지 않거나 인터넷 검열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중의 기억에서 지우려 하고 있다"면서,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이나 문화대혁명 같은 소재는 정부의 검열 정도가 다소 느슨해졌지만, 톈안먼 사태는 중국에서 여전히 금기시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는 "하지만 일부 반체제 예술가들은 톈안먼 사태를 계기로 반정부 성향을 강화하고 정부의 각종 탄압을 작품 소재로 다루고 있다"면서, 그와 관련해 3명의 반체제 예술가를 소개했습니다.
화가로 활동 중인 이리오우는 톈안먼 희생자들의 얼굴을 상상해 흑백의 그림으로 표현하고 이들의 얼굴 가운데 톈안먼 광장을 지나는 탱크의 모습을 넣은 작품을 2006년 완성했지만, 당시 당국의 처벌을 염려해 이 작품을 전시회에 출품하지 못했으며 아내와 일부 지인에게만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정부는 우리가 (톈안먼 사태가 아닌) 다른 소재들을 다루길 바라지만, 톈안먼 운동 당시의 기억과 느낌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한다. 예술가로서, 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화가인 70세의 양쩡쒜는 1960년대 마오쩌둥의 초상화나 노동자들의 희망적인 모습을 그리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나 톈안먼 사태 이후 작품의 방향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그는 이후 노동 교화소에서 2년간 복역하던 중 피 흘리는 혈관들로 뒤덮인 황폐한 톈안먼 광장 위에 검은 태양이 떠 있는 작품 '89·6!!!! 톈안먼'을 포함해 100여개의 작품을 그렸습니다.
또 다른 반체제 예술가로 톈안먼 사태를 시의 소재로 삼고 있는 작가 왕장은 "예술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다. 표현의 자유 없이는 어떤 예술도 표현할 수 없다"면서, 현재까지도 여전히 반체제 예술가들을 억압하고 있는 중국 당국을 비난했습니다.
W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톈안먼 민주화 운동 2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수많은 반체제 인사와 예술가들을 구금하고 이들이 해외 매체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집중적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25주년을 맞는 '6.4 톈안먼 민주화 운동'은 중국 정부가 1989년 6월 4일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 100만 여명을 무력으로 진압해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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