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1선 도시의 대형 병원에서 ‘진료권’ 암거래가 횡행하고 있어 시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병원들은 ‘진료 예약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먼저 ‘(진료) 예약 티켓’을 사야 합니다.
하지만 각 대도시의 유명 대형 병원은 항상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늘 북새통을 이루기 때문에 환자가 제대로 진찰을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이 같은 상황을 악용한 암표상들이 병원에서 진료권을 구하지 못한 이들에게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의 진료 예약권을 팔고 있습니다.
보도는 진료 암표 가격은 일반의냐 전문의냐에 따라 다르고 전문의라 하더라도 지명도에 따라 크게 차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중국 온라인에 중의학 전문으로 유명한 베이징 광안먼의원에서 암표상들의 횡포에 분개하는 한 여성의 동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동북지방에서 베이징으로 온 이 여성은 모친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 근처에 허름한 숙소를 얻어 매일 엄마와 함께 병원을 찾았지만 아직까지 진료 예약권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19일 촬영된 영상에서 이 여성은 “300위안 하는 진료예약권을 4500위안(약 83만원)에 사라고 한다”면서, “접수 직원과 암표상들이 서로 내통한 게 틀림없다”고 분개합니다.
베이징시 위생계획생육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베이징의 대형 병원들이 진료한 환자(1억1000만명) 중 70% 이상은 베이징 이외의 지역에서 오는 환자입니다.
베이징시 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병원 암표상들에게 ‘무관용’ 원칙을 발표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공안 당국은 단속 활동을 벌여 50명 이상의 암표상을 체포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진료권 암표 문제는 최근에 대두된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2013년에도 관영 CCTV는 베이징 주요 병원들의 암표상 문제를 집중 보도하며 관련 당국의 합동 단속을 유도했지만 근본적 해결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광안먼의원의 한 보안 관계자는 지난해 암표 거래현장을 적발해 넘긴 경우만 200여 차례였지만 암표상들은 길어야 5∼7일 구류만 살면 다시 돌아와 암표 판매를 계속했다며, 베이징 뿐 아니라 다른 1선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귀뜸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암표상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질 높은 의료 서비스의 공급과 수요 불균형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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