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상하이 사는 한 여자가 남자친구와 농촌에서 새해를 보냈는데, 그곳에서 먹은 ‘식사 한 끼‘ 때문에 바로 헤어졌다”라는 사연이 뉴스로 보도돼, 많은 여론이 분분하다.
문제가 된 그 식사는 농촌에서 흔히 먹는 것이고,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수 킬로미터를 운전해 일부러 찾아가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하이 여성에게는 이 ‘식사’가 문제가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양, 예의에 대해 거론하지만, 이번 사연에 대해 어떤 사람도 그녀가 교양이 없다거나, 예의가 없다고 지적하진 않았는데,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느꼈던 심리적인 위험을 겪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그녀의 행동은 아마 자신이 느꼈던 위험에 대한 본능 의식이 표출됐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녀는 자신의 생활과는 생소한 문화적 쇼크에 빠진 것일 수 있다.
도시에서 자란 그녀가 생각한 ‘시골’은 어떤 것이었을까? 하늘은 맑고 푸르며, 집집의 굴뚝에서는 밥짓는 연기가 솔솔 나오고 목장에서는 말이나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었을까? 아니면 사회주의 신농촌의 광고처럼 어머니가 연못이 있는 정원에서 옥수수를 다듬고, 새로 지은 기와집에 빨간 고추를 보기 좋게 널고, 부엌에서는 며느리들이 사이좋게 맛있는 요리를 한 상 푸짐하게 차리는 모습을 생각했을까?
도시의 중국인들이 동경하는 시골은 어떤 모습일까? 한 중국 작가는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시골을 이렇게 표현했다. 낙후와 빈민, 악습이 난무하며, 낡고 짝이 맞지 않는 그릇에 담긴 부실한 음식들, 어두운 조명, 진드기와 벼룩이 있을 것 같은 퀴퀴한 이불, 발을 들여놓기 싫은 화장실...
이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것들은 포토샵으로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지만 ‘빈곤’까지 포토샵을 할 수 없지 않은가? 상하이 여인은 아마 시골 밥상의 밥과 반찬이 아닌 그 속의 ‘빈곤’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많은 도시인들은 ‘시골’과 ‘농촌’을 구분해서 생각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농촌’은 가난할 수 있고, 지저분 할 수 있지만, ‘시골’은 굉장히 미화된 이미지로 생각하기 때문에 드라마나 동화 속의 한 장면으로 여기는 경향이 많다.
설 명절때, 조상의 무덤에 관한 일로 나는 아버지와 형제들과 이틀 동안 고향에 있었다. 나는 공업화의 심각한 오염과 광재가 쌓여있고 더러운 물이 흐르는 농촌을 보았는데, 우리 고향사람들과 함께 나눴던 얘기 중 어떤 농촌의 촌장이 조직폭력배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 상하이 여자가 먹었던 음식과 내가 이틀 동안 먹었던 음식을 비교해보자면 괜찮은 편이다. 적어도 생선과 고기가 있었고 음식을 나누어 담아 주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의 고향 사람들은 아직도 돼지고기와 각종 반찬들을 함께 놓고 삶아 먹는 것에 길들여져 있다. 슬픈 사실은 이런 농촌이 중상층에 속한다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이런 음식을 몇 그릇 더 먹고, 집의 음식을 칭찬하는 것이다. 이렇게 고향의 친척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허영심을 채워주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할 게 없다.
나는 내가 그 상하이 여자보다 교양이 더 많다거나 예의가 있다고 생각 하지 않는다. 예의와 교양은 나의 고향 사람들이 겪고 있는 환경에 비하면 어떠한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지나쳐 왔던 농촌은 모두 쓰레기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거의 모든 농촌에는 아무데나 쓰레기가 버려진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농촌은 기본질서가 붕괴 되었고, 공공시설과 공공서비스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에 환경오염과 파괴에 대해서는 중요시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런 곳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왜 어떤 사람들은 가난이 어떤 것이지도 몰랐던 상하이 여자를 교양이 없다고 비난하는 것일까? 그녀는 얌전하고 현명한 며느리의 자태로 장시남자의 부모 앞에서 웃으며 비위를 맞추며 대도시의 교양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1회적인 거짓 연기가 아니었겠는가?
중국의 도시와 농촌의 이차원 체제는 이 나라를 두 개체인 다른 모습으로 나누었다. 중국의 농촌과 도시는 경제에서 문화까지 모두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불행히도 새해를 보내는 전통으로 명절때가 되면 갑자기 이런 두 개의 다른 개체가 어색하게 맞붙게 되는데,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도시와 농촌 사이의 큰 차이는 시스템을 대립시키는 근본 원인이다.
대부분의 문학 속에서 도시는 부유함, 농촌은 도덕과 시의로 표현지만 현재 중국 대부분의 농촌은 내팽개쳐진 단체이며, 심지어 어떤 지역의 도시공업화는 농촌지역의 빈곤함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나는 한 농촌 친척집에서 방이 너무 어두워 등불을 켠 적이 있다. 하지만 몸을 돌리는 순간 집주인이 등불을 꺼버렸는데, 그들은 환한 등이 자신들의 분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팽겨 쳐진 집단이다. 암묵적으로 “현대화”가 그들에게 준 대가이다. 나도 이런 농촌 가정에 어떤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이런 농촌을 보고 상하이 여자는 그 곳이 고향인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이다.
(이 글은 한 작가가 자신의 입장에서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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