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쓰촨성(四川)성에서 라오라이(老賴·악성 채무자)를 벌하는 이색적인 방법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쓰촨성 허장현에서는 영화관을 이용해 라오라이를 벌하고 있다. 처벌 방법은 영화 상영 전,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하는 짧은 영상물을 내보내는 것이다.
영상 속 캐릭터는 관객들에게 현지 당국에 등록된 라오라이 26명의 각종 신상과 정보를 낱낱이 공개한다. 이들은 법원의 집행 명령에도 빚을 갚지 않는 악성 채무자다.
영화관에서 영화 상영 전 라오라이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지역 법원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허장 현의 법 집행관 리치앙은 “‘공개 망신주기’는 블랙리스트 작성, 여행 제한과 함께 라오라이를 처벌하기 위한 일반적인 대책”이라며 “악성 채무자와 같은 지역 주민들이 다니는 영화관에서의 공개 망신은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악성 채무자에게 공개 모욕을 주는 법원의 시책은 이 밖에도 야외 전광판, 버스 광고판 등에 채무자 명단을 공개하기는 등 다양하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악성 채무자를 블랙리스트로 지정해, 이들의 신상과 채무액 등을 공개하는 정책을 시행해왔다.
중국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사회신용’ 개선을 위해 악성 채무자에 대해 4년간 비행기, 고속열차, 심지어 호텔까지 이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채무 불이행으로 명단이 공개된 사람은 1천50만 명에 달한다.
당국은 이 시스템을 통해 중국 정부는 15억 중국인들의 사회적, 재무적 ‘위반행위’와 관련한 빅데이터를 수집해 수위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채무 불이행으로 비행기 표 구매가 제한된 경우는 1천100만 건, 열차 표 구매가 제한된 것은 430만 건에 달한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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