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에서 매년 진행되던 춘제(春節·중국의 설) 퍼레이드가 24년 만에 취소됐다.
8일(현지시간) 명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관광청은 매년 음력 설 연휴 기간에 홍콩 최대 관광지인 침사추이 지역에서 개최하던 춘제 야간 퍼레이드를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996년 시작된 후 매년 열리던 춘제 퍼레이드가 취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관광청은 이번 결정에 대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지만 대규모 시위를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침사추이 지역은 홍콩 시위대 '최후의 보루'로 불렸던 홍콩이공대와 인접해 지난해 말부터 민주화 시위의 핵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홍콩 관광청은 춘제 퍼레이드 대신 오는 25~28일까지 웨스트카오룽 문화지구에서 세계 26개 팀이 참가하는 카니발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홍콩은 매년 다양한 연말 행사와 새해맞이 행사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였지만, 지난 해 말부터 대규모 시위를 우려해 각종 행사를 취소하면서 관광산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러한 영향 등으로 지난해 11월 홍콩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265만 명을 기록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56% 급감했다.
이는 2003년 4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이후 16년 만에 최악의 관광객 감소율이다.
지난해에는 10월 1일 국경절 밤에 열릴 예정이던 불꽃놀이 축제가 시위 우려로 10년 만에 취소됐으며, 10월 31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적 와인 축제 '와인앤다인'(Wine & Dine)과 11월 22∼24일로 예정됐던 음악예술 축제 '클락켄플랍'(Clockenflap) 등이 모두 취소됐다.
한지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