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상조(商朝)시기 진당관(陳塘關)에 이정(李靖)이라 불리는 총병(總兵, 군대를 통솔하고 한 지방을 지키는 벼슬)이 있었다. 병권을 장악한 그는 두 명의 사랑하는 아들을 두고 행복하게 보냈지만 한 사건이 그를 3년 동안 근심하게 만들었다. 바로 그의 아내가 3년 6개월 동안 임신하고 있었지만 아이가 세상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저녁 그의 아내가 분만할 때 이정은 동그란 공 모양이 나온 것을 보고 매우 실망했다.
그는 "저것은 요괴가 분명하니 남겨둘 수 없다!" 고 말하면서 검을 뽑아 반으로 갈랐는데, 뜻밖에 안에서 얼룩덜룩한 남자 아이가 나왔다.
남자아이는 왼손에는 금팔찌를 차고 배 위는 붉은 비단을 덮고 있었는데 이정은 아이를 보고 놀랍고도 기뻤다. 작은 남자 아이는 이정의 품으로 달려가 오동통한 작은 손으로 이정의 얼굴을 만졌다. 이정은 한번에 마음이 풀어져 아이를 안아 올리며 부인에게 보게 했다. 부인은 아이가 매우 귀여운 것을 보고 매우 기뻤다.
다음날 진당관의 관리들이 이정의 득남을 축하하기 위해 모두 모였고, 그 가운데는 도인도 있었다. 이 도인은 건원산(乾元山) 금강동(金光洞)의 태을진인(太乙真人)이었다.
눈깜짝 할 사이, 나타(哪吒)는 일곱살이 되었다. 그 해 어느 날 날씨가 매우 더워 나타는 구만하(九彎河)로 목욕하러 갔다. 이 물길은 동해로 직통한다. 나타는 물속에서 혼천릉(混天綾)을 잡고 물속을 지났는데 물속에서 즉시 큰 물결이 일렁이며 동해용왕의 수정궁전을 이리저리 움직이게 했다.
용왕은 야차에게 명을 내려 순회하게 했다. 야차가 구만하에 도착해 한 어린아이가 목욕하는 것을 보고 큰 도끼를 던졌다. 나타는 수중의 건곤권(乾坤圈)을 벗어 주문을 외우자, 건곤권은 즉시 큰 대금권(大金圈)으로 변해 야차를 향해 날아갔다. 야차는 건곤권의 위력을 몰라 웃으면서 손을 뻗어 접수했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건곤권이 야차의 머리를 치자, 야차는 두 눈이 뒤집히며 즉석에서 황천길로 갔다.
용왕이 야차의 죽음을 듣고 세 번째 태자에게 명을 내려 나타를 잡아오라 명했다.
"작은아이가 어째서 동해 야차를 죽였는가?" 태자가 화를 내며 말했다.
나타는 입을 삐쭉 내밀며, "누가 이런 요괴를 보내 나를 괴롭히는가"라고 불쾌한 듯이 말했다.
그들은 세 마디 말도 끝나지 않아 싸우기 시작했다. 태자는 검을, 나타는 건곤권을 사용했다. 수 십 합을 겨뤘으나 승부가 나지 않자, 나타는 급해졌다. 그는 ‘휙’하는 소리와 함께 건곤권을 던졌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건곤권이 용태자의 머리를 치자 용태자는 눈에 불꽃이 일며 죽어버렸다.
용왕의 장병들이 나타를 죽이려 왔다. 나타가 혼천릉을 휘두르자 물속을 가볍게 휘저으며 일순간 바닷물이 신들린 듯 사방이 온통 캄캄해 지며 땅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장병들이 술에 취한 것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장병들은 태자의 시체를 감히 보지 못하고 급히 용궁으로 도망쳤다.
이때 나타가 용태자의 시체 앞에 와서 한번 보았다. "어? 원래 작은 용이었네. 듣자니 용의 힘줄은 채찍을 만드는데 가장 좋다던데, 나는 일찍부터 튼튼하고 질긴 채찍을 원했었다"고 말하고, 발로 용의 머리를 차서 유연하고 질긴 힘줄 하나를 뽑았다.
동해 용왕은 자식의 죽음 앞에 매우 처참했으며 분노가 차올라 즉시 서해, 남해, 북해의 세 용왕을 불러 장병들을 데리고 진당관을 포위해 이정에게 나타를 내놓게 했다. 이 때 나타는 후원의 작은 방에서 마침 용의 힘줄을 비벼 꼬고 있었다. 용왕이 보고 보검을 뽑아 그를 향해 찔렀다. 나타는 용감하게 건곤권을 쥐고 싸움에 응했다.
"멈춰! 멈춰!" 소리를 듣고 달려온 이정은 용왕에게 죄를 지을까 두려워 급히 소리를 지르며 곁으로 왔다. 용왕은 나타와 몇 합 싸운 후, 그의 법보의 위력을 알고 감히 더 싸우지는 않고 단지 노기 충천하여 소리쳤다. "내가 너를 어떻게 하지는 못했지만, 옥황상제께 보고하겠다."
이정 부부는 겁이 나, 용왕에게 달려가 무릎을 꿇고 통곡하기 시작했다. 나타는 부모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 사부에게 구원을 요청하러 갔다. 태을진인은 나타에게 은신부(隐身符)를 주며 그에게 몸을 숨기는 비결을 알려주고 동해용왕을 굴복시키러 가게 했다. 나타가 사부의 분부를 듣고 즉시 남천문(南天門)을 향해 달려갔다.
남천문에 도착해 나타는 은신부를 쥐고 은신술을 부렸다. 동해용왕은 그를 보지 못했으며 이때 나타가 건곤권을 들어 용왕을 공격해 땅에 넘어졌고 바로 용왕의 원형이 나타났다.
나타가 용왕을 붙잡고 물었다, "너는 보고하겠느냐 안하겠느냐?"
용왕은 화가 나서 눈앞이 아찔해 졌다, "네가 감히 나를 쳤는데 어떻게 보고를 하지 않겠는가!"
나타가 그를 보고 입을 삐죽거리며 그의 비늘을 하나 뽑자, 용왕은 고통스럽게 소리를 지르며 "살려줘! 살려줘! 조카 살려주시게!"하고 말했다. 나타는 용왕이 도망가지 못하게 도술을 부려 용왕을 작은 뱀으로 변하게 해서 옷 소매 속에 감추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와서 나타가 이정에게 그간의 일을 얘기하자, 이정이 하늘에 큰 죄를 지은 아들을 보고 준엄하게 말했다. "불효자여, 너는 방금 하늘에 사무치는 죄를 짓고, 또 용왕을 잡았으니 지금 용왕을 빨리 놔주어라!"
나타는 감히 아버지의 명령을 어기지 못하고, 작은 뱀으로 변한 용왕을 풀어 주었다. 용왕은 원형을 회복하고 험악하게 말했다. "이정, 네가 감히 불효자를 종용해 내 용궁을 흔들어 내 아들을 죽이고 또 나에게 치욕을 주었으니, 지금 나는 사해 용왕들과 하늘에 보고하러 갈 것이며 너의 전 가족의 죄를 다스릴 것이다!"
며칠 후 동해용왕은 정말 남해, 서해, 북해 용왕과 함께 수많은 장병을 데리고 왔다. 동해 용왕이 말했다. "옥황상제님은 이미 비준했으며 너희들은 죽을 죄를 지어 도망가지 못한다."
말을 마치자, 명을 받은 병사들이 이정 부부를 묶었다.
나타가 화를 내며 말했다. "빨리 내 부모님을 풀어줘라! 너희들이 해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
동해용왕이 말했다. "그럼 좋다, 너는 목숨으로 댓가를 치러라!"
"내가 한 일은 내가 감당하겠다! " 말을 마치고 나타는 자결했다. 사해용왕은 이때야 비로소 이정 부부를 풀어주고 만족하여 돌아갔다.
태을진인은 나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연꽃, 연밥과 뿌리로 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 "나타, 나타, 빨리 일어나라 !"
그러자 바로 연꽃, 연밥과 뿌리가 귀엽고 용감한 나타의 모습으로 변했다. 사부는 나타에게 화첨창(火尖槍) 하나와 두 개의 풍화륜(風火輪)을 주었다.
이때부터 나타는 손에 화첨창을 들고 발에 풍화륜을 차고 길을 가면 나는 듯 했고, 그의 능력은 더욱 강대해졌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