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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인(猪道人)은 바로 정만(鄭鄤)

편집부  |  201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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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명(明)나라 시기 화산사(華山寺)란 절에서 돼지 한 마리를 길렀는데 나이가 많아 털도 모두 빠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 돼지는 채소만 먹으며 더러운 음식은 먹지 않았다. 승려들이 경을 염하는 것을 들으면, 돼지는 마치 고개를 조아리며 절을 하는 것 같아 승려들은 이 돼지를 도인(道人)이라 불렀다.
   

어느 날 이 돼지는 너무 늙어 움직이지 못했다. 주지스님 담일법사(湛一法师)는 법력이 있는 고승으로 때마침 운유(雲遊, 구름처럼 돌아다니다)하러 나가면서 제자들을 불러 모은 후, "만일 이 저도인(猪道人)이 죽으면 반드시 고깃덩이를 잘게 썰어 사원 주변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어 먹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록 승려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그렇게 여기지 않았다. 과연 얼마 후 돼지가 죽자 승려들은 암암리에 돼지를 땅속에 매장했다.
   

담일화상이 운유에서 돌아오자, 돼지가 죽었는지 또 어떻게 처리했는지 물었다. 승려들은 사실대로 그에게, "불법(佛法)은 살생을 금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저도인을 땅에 묻었습니다"라고 고했다. 담일은 크게 놀라며 돼지를 묻은 곳으로 달려가 선장(禪杖, 참선할 때 졸음을 막기 위한 지팡이)으로 지면을 두드리며, "내가 당신을 저버렸어요, 내가 당신을 저버렸어요!"라며 통곡했다. 승려들은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잠시 후 담일은, "30년 후 어느 마을에 청렴한 한 고위 관리가 무고하게 극형을 받아 죽을 것인데, 바로 이 돼지가 환생한 것이다. 저도인의 전생은 재상으로 양심에 꺼리는 일을 했고 역시 자신도 보응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동물로 탁생하여 내가 그를 도와 초도(超度)해 주길 바랬다. 나는 분쇄하는 방법으로 인과응보를 상쇄하려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너희들이 큰 일을 망쳐버릴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아! 어쩌면 이것 역시 액운이라, 구도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 라고 말하며 탄식했다.
  
 
숭정연간(崇禎, 명나라 사종(思宗) 주유검(朱由檢)의 연호(1628~1644))에 어느 마을에 정만(鄭鄤)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품행이 단정하고 동림당(東林黨, 명(明)나라 신종(神宗) 때 일어난 정치(政治) 당파(黨派))의 일원이었다. 그의 외숙 吳 아무개가 일찍이 정만이 자신의 어머니를 때리는 불효를 저질렀다고 무고하여 능치처사(凌遲處死)당했고, 세상 사람들은 그를 위해 원통해 했다. 그 당시 담일은 이미 원적(圓寂)했으며 승려들은 정만의 사건에서 담일이 말했던 인과응보라는 것을 알고 그에게 탄복했다.


출처 : <자불어(子不語)>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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