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렁춘잉 (梁振英) 홍콩특구장관이 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가정 문제로 차기 장관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홍콩 민주파 정당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홍콩인의 권리를 계속 지켜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렁 장관은 회견에서 “딸(차이얀)이 이미 한 달 가량 입원한 상태여서, 가정과 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장관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 선거 기간 중 가족이 ‘참기 어려운 압력’에 노출되므로 심사숙고한 끝에 연임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홍콩 민주당이 지난 11월 10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렁 장관의 연임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9%에 달했고, 연임에 긍정적인 답변은 19%에 그쳤습니다. 또 60%의 응답자가 ‘렁 장관이 연임한다면 홍콩의 미래가 비관적’이라고 답했고, 낙관한다는 응답자는 7%에 불과했습니다.
또 렁 장관의 연임에 반대하는 응답자중 33%는 ‘렁 장관이 홍콩인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답했고, 17%의 응답자는 ‘렁 장관이 사회 대립을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14%는 ‘렁 장관을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렁 장관은 연임을 포기한 것은 ‘가정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시진핑 지도부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도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APEC 기간에 시 주석이 렁 장관과 회담했을 때, 시 주석은 연임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문제 전문가 지따(季達) 씨는, 시 주석이 렁 장관에게 말한 ‘충분히 긍정’이라는 표현은 상투적인 문구일뿐 칭찬의 의미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중국 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렁 장관에 대해 ‘정책을 종합적으로 실시’하고, ‘사회 공동 인식을 응축’시켜 ‘사회와 정치 안정을 도모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 같은 시 주석의 발언은 렁 장관이 ‘홍콩 독립’을 이용해 홍콩 사회를 분열시키고 대립을 심화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렁 장관은 홍콩특구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연임을 스스로 포기한 인물입니다. 홍콩 입법회 앤드루 렁(梁君彦) 주석은, “렁 장관과 민중의 관계는 ‘물과 기름 같다’”며, “새 장관이 취임해 현재의 분열된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