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최근 중국 국방과학공업국의 한 고위 관계자가 관영 중앙TV(CCTV)를 통해, “9년 전 대지진이 발생했던 쓰촨에서 지진 발생 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같은 위기상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왕이런(王毅韌) 중국 국방과학공업국 부국장 겸 국가원자능기구(國家原子能機構) 부주임은 지난 15일 CC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 사고를 언급하면서 “쓰촨성 대지진 발생 후, 쓰촨성 핵시설에 전력공급이 두절돼 냉각수 수위가 낮아졌다”면서, “그로 인해 (냉각된) 연료봉이 노출될 상황에 직면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5월 12일 중국 쓰촨성 원촨((汶川)현에서는 리히터 규모 7.9(미국 지질조사국 발표)의 강진이 발생했다. 당시 일부 해외 언론은 이 지진으로 현지 지하 비밀 핵시설에서 핵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으나, 중국 당국은 이를 계속 부인해 왔다.
원자로의 냉각 시스템이 고장날 경우, 연료봉이 녹아 원자로의 압력용기 하부에 멜트 다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 압력용기의 바닥부분이 녹아 연료가 관통하는 현상(멜트스루)이 일어나면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방출되는 심각한 방사능 오염으로 이어진다.
왕 부주임은 “비상용 디젤엔진을 사용해 전력 공급을 회복하고, 냉각수위를 상승시켜 위기를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왕 부주임은 이 사고로 방사능 누출이 있었는지의 여부, 해당 핵시설의 명칭과 장소, 사고 발생 시간 등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홍콩 언론은 원촨현 주변지역에 인민해방군의 비밀 핵시설이 있으며, 2008년 대지진으로 시설 일부가 붕괴해 방사능이 누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묵비권으로 일관하며, 방사능 누출에 대해 완전히 부정해 왔다. 이번 왕 부주임의 발언으로 중국 당국에 의한 사고 은폐 가능성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한편 당시 해외 중문 언론들은 인민해방군 상부와 가까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쓰촨 대지진으로 이 지역 최대 규모의 군 무기고가 파괴됐으며, 신무기 시험기지와 일부 핵시설도 파괴되어 군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일부 해외 언론에 따르면 쓰촨 대지진 발생 직후 원촨현에서는 진원지에서 남서방면 산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가 군 특수부대에 의해 봉쇄되고, 반경 수백 킬로미터 권내는 출입금지 됐다. 당시 일부 이재민들은 “산으로 들어가는 군 차량에 흰색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탄 것을 봤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유엔 재해경감전략기구(ISDR)의 통계에 따르면 쓰촨 대지진으로 87,476명 이상이 사망했다.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