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귀여운 동화 캐릭터인 곰돌이 ‘푸우(Pooh)’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닮았다는 이유로 검열 및 단속의 대상이 됐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웨이보'와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서는 ‘푸우’와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이 일제히 사라졌고 그와 관련된 검색도 차단됐다. 현재 웨이보 등에서는 ‘푸우’를 검색하면 ‘불법 콘텐츠"라는 내용이 뜬다.
이번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SNS 업체나 당국의 공식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당국이 올 가을 예정된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세력 규합과 정치적 행동에 대한 금지와 함께 최고 지도자에 대한 일체 표현 단속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우가 시 주석을 빗댄 캐릭터가 된 것은 지난 2013년 시 주석과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때 부터다. 당시 보도된 관련 사진 중 두 정상이 이야기를 나누며, 나란히 걷는 모습이 있었는데, 통통한 체격의 시 주석은 푸우로, 마르고 키가 큰 오바마 대통령은 위니 더 푸우의 호랑이 캐릭터 ‘티거’와 매우 닮아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공감을 주었다.
이후 2014년 시 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난 사진에서도 시 주석은 푸우로, 아베 총리는 위니 더 푸우의 당나귀 캐릭터 ‘이요르’에 비유됐다.
차오 무 베이징외국어대학 조교수는 “역사적으로 금지됐던 두 가지는 정치적 조직과 행동이었다”며, “올해는 ‘지도자에 대한 언급’이 새로운 불허대상으로 추가됐다”고 밝혔다. 차오 교수는 ”지도자를 언급한 게시물을 올린 뒤 수감된 온라인 논평가를 알고 있다“면서, ”‘푸우’에 대한 단속도 이와 비슷한 경우“라고 덧붙였다.
FT는 “이번 조치로 시나웨이보에서 푸우와 시 주석의 이름을 검색하면 ‘불법적인 게시물’이라는 문구가 뜬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주요 정치 행사를 전후로 온라인 검열 조치가 강화돼왔다. 앞서 지난 2015년 9월 중국의 항일승전 70주년 열병식이 치러질 당시에도 시 주석이 오픈카를 타고 사열하는 모습이 푸우가 장난감 자동차에 앉아있는 사진과 비교되면서 웃음을 선사했다. 이 사진은 당국에 의해 즉시 삭제됐지만, 정치 컨설트업체 '글로벌 리스크 인사이츠'가 선정한 그해 최다 검열 사진으로 선정됐다.
FT는 당국이 올 가을 지도부를 선출하는 공산당 총회를 앞두고 특히 시 주석에 대한 논의을 경계하면서 최근 들어 온라인 검열을 대대적으로 강화됐다고 풀이했다.
‘푸우’는 영국 작가 AA 밀른이 1926년 출판된 동화에서 창작한 캐릭터로 원래 이름은 '위니 더 푸'(Winnie-the-Pooh)다. (사진: 웨이보, 인사이츠 캡처)
권성민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