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당국이 ‘가상 사설망(VPN)’ 단속을 한층 더 강화한 가운데, 사용자들 사이에서 ‘활로가 차단됐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당국의 검열과 규제를 피하기 위해 VPN을 이용해 각종 해외 사이트에 접속해왔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애플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 21일부터 다양한 VPN 앱 사용이 일제히 금지됐다. 사용자가 VPN 접속을 시도할 경우, 모니터 화면에는 ‘정책 변경에 의해, 중국 본토에서의 서비스 제공을 종료한다’는 문구가 뜬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당국의 정보 규제로 해외 사이트인 구글과 페이스복, 유튜브, 트위터 등을 볼 수 없지만 VPN를 이용하면 접속할 수 있었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정부의 이번 시행에 대해 “국민의 활로를 아예 차단하겠다는 것인가”, “대체 무엇이 두려워 차단하는 것인가?”, “국민의 생활을 통제하는 불합리한 조치다”라는 등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올해 1월, VPN 단속 강화를 통지했고, 이 조치는 2018년 3월 31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올 가을 예정된, 중국 공산당 지도부 인사가 결정되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대)’를 위한 사전 정보 단속으로 볼 수 있다.
중국 공안 당국은 17일, VPN 서비스인 프리 게이트(FreeGate)나 울트라 서프(Ultrasurf), 랜턴(Lantern), 사이펀(Psiphon) 등의 사용을 금지할 것과 VPN 제공 사이트를 폐쇄하겠다고 통보하고, “위반 시 처벌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VPN 이용자에게 경찰이 실력 행사를 하는 경우도 전해지고 있다. 선전의 한 네티즌은 19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VPN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통신회선 계정이 폐쇄됐고, 인터넷 경찰의 심문을 받았다”면서, “앞으로 VPN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증서에 서명한 뒤에야 겨우 풀려났다”고 밝혔다.
중국산 VPN 애플리케이션인 ‘넷 셔틀’ 개발자는 “최근 경찰들에게 가택수사를 당했다”며, “반사회적인 소프트웨어’를 제작했다고 PC 검사와 앱 삭제를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프리 게이트를 제작한 DIT사의 빌샤 CEO는 24일, “이번 VPN 규제가 화제와 되는 것은 중국 인터넷 봉쇄 돌파의 의미를 각인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