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대만 전자기기 부품 생산 업체인 ‘폭스콘’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이폰 부품 공장이다. 중국 룽화 지역에 큰 공장이 있고, 이곳에서 애플 제품의 생산과 조립을 전담하고 있다. 이곳은 열악한 작업환경을 비롯해 노동자들에 대한 비인권적 대우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작가 브라이언 머천트(‘단 하나의 디바이스: 아이폰 개발 비화’의 저자)가 폭스콘 공장에 잠입해 내부 실상을 폭로하기까지, 폭스콘은 모든 상황을 기밀로 하고 외부인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해왔기 때문에 공장 내부 상황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머천트는 애플의 철학, 아이폰의 혁신 등에 관한 글을 쓰던 중 아이폰 공장의 현장을 직접 보고 싶었고, 그래서 폭스콘에 잠입을 시도했다.
폭스콘은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왔다. 한때 로이터 기자가 폭스콘 취재를 시도했으나, 공장 외관을 찍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며 끌려 나갔던 터라, 머천트는 공장 관리자들에게 화장실이 급하다며, 볼일을 본 후 빨리 나오겠다고 사정해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폭스콘 공장에 들어가는 모든 노동자는 ID 카드를 찍어야 했고, 운반 트럭 기사는 손가락 지문 인식을 거쳐야 공장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공장 입구를 통과한 머천트는 약 1시간을 걸은 뒤에야 공장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곳의 시설을 매우 낙후돼 있었고,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기계처럼 일하고 있었다. 머천트는 조심스럽게 공장 내부를 살펴보고, 촬영하며 노동자를 취재했다.
폭스콘에 근무했던 노동자들은 “그곳은 인간이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그들에 따르면 폭스콘 공장 노동자는 하루 12시간 이상의 단순 반복 작업을 했다. 노동자 한 명이 하루 1700개의 아이폰을 조립해야 한다. 한 여성 노동자는 “1분 안에 아이폰 3개 액정을 닦아야 하고 이 일을 하루에 12시간씩 한다”고 말했다. 칩 보드를 조이고 아이폰 후면을 조립하는 등 좀 더 복잡한 일의 경우 아이폰 한 개에 1분이 주어진다. 노동자는 하루 600~700개의 아이폰을 조립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수하거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동료 앞에서 굴욕적인 모욕을 당한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관리인의 허락 없이는 대화도 할 수 없고, 화장실을 갈 때도 허락을 받아야 한다.
머천트는 폭스콘이 “(노동자의) 임금을 2배 올려주겠다는 등 노동 환경 개선을 약속한 것도 헛구호에 그쳤다”며, “모든 노동자에게 숙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마찬가지”라며 현재 8명이 좁은 방에서 함께 생활하며 전기세, 수도세까지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스콘 근무자들은 “누군가 죽지 않는다면 폭스콘이 아니다”라면서 “매년 사람들은 자살을 시도했고 너무도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폭스콘에서는 2010년에만 18명이 자살을 시도했고 14명이 사망했다. 2012년에는 150명의 노동자가 단체로 옥상에서 투신하겠다고 투쟁을 벌이며 “그저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쳤고, 지난해에는 7~8명의 노동자들이 “폭스콘이 체불된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옥상에서 떨어지겠다”고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머천트는 “폭스콘 노동자들이 스트레스와 불안, 인격 모독에 시달리고 있으며, 노동자와 관리인 간의 마찰도 잦아 대부분 만성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콘의 열악하고 비인간적인 근무환경은 수 년 전부터 줄곧 폭로되고, 그에 대한 문제 해결이 제기돼 왔지만 폭스콘 경영진과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박정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