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정부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 요원 4명이 미국 뉴욕에서 공무비자를 소지하지 않은 채 미국에 도피중인 중국 사업가 궈원구이(郭文貴·54)와 귀국 협상을 한 이유로,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될 뻔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으로 알려진 궈 씨는 중국에서 각 파벌의 공산당 간부 및 부자들과 인맥을 만들어 재산을 모은 사업가로 라이벌의 부정을 고발해 신변 위험을 느끼고 2014년 미국으로 도피했다.
그는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최고 지도부 현역 고관들의 부패를 잇따라 고발해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거물급 고관 부패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POL)를 통해 궈 씨를 지명수배하고 미국 정부에 신병 인도를 요구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 요원들은 지난 5월 하순 궈 씨의 뉴욕 자택을 방문해 궈 씨에게 ‘과격한 행위(고관 고발)’를 중단하고 중국으로 귀국할 것을 설득했다. 궈 씨는 자신을 회유한 이들은 류옌핑(劉彦平) 국가안전부 규율위원회 서기가 이끄는 요원들 이라고 밝혔다.
요원들은 궈 씨에게 ‘동결자산 규제’와 ‘가족의 안전’에 대한 카드를 걸고 회유했지만 궈 씨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궈 씨는 요원들의 제안을 녹음해 SNS에 일부 공개하면서, 자신이 이 협상에 응한 것은 이들이 아내의 출국허가를 내비쳤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FBI는 이 요원들의 정황을 포착해 조사했고, 요원들이 공무집행용 비자를 소지하지 않고 궈 씨를 접촉했다는 이유로 즉시 출국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요원들은 이틀 후 다시 궈 씨를 만났다. 이에 뉴욕 검찰당국은 여권법 위법, 공갈 등의 혐의로 요원들에 대한 기소 준비에 들어갔고, FBI는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공항에 대기했다.
WSJ은 미 국무부는 해당 상황으로 미중 양국이 ‘외교 위기에 빠질 것을 염려’해, FBI가 요원들을 체포하지 못하도록 저지했고, 당일 오후 류 서기는 중국 항공사를 통해 귀국했다.
이와 관련해 미 법무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외교관과 영사관 직원 이외의 외국 국적의 개인이 법무장관에게 사전 통지하지 않고, 외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행동하는 것은 범죄”라고 설명했다.
WSJ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궈 씨를 추방하려 했지만, 궈 씨를 추방하면 중국 정부와의 협상카드를 잃는 것이라는 주변의 설득에 단념했다”고 전했다.
궈 씨는 지난 9월 미국에 망명을 신청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