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지난해 국경분쟁으로 군사적 대치 등 첨예하게 대립했던 중국과 인도가 최근 중국 관영매체가 공개한 인도 관련 영상 선전물을 놓고 다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인도 유력 일간지 힌두스탄 타임스는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외국인 전용 토크쇼가 내보낸 인도인을 비하하는 영상물에 대해 강력히 비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화통신의 외국인 전용 토크쇼 ‘더 스파크’는 중·인 국경 분쟁을 다룬 ‘인도의 7가지 죄목’이라는 제목의 영상물을 내보냈다.
영어로 진행된 이 영상물은 코너의 여성 진행자 디어 왕이 터번과 선글라스를 쓰고 턱수염 분장을 한 중국인 배우와 만담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하지만 영상 속 인도인이 터번을 두른 것과 지나치게 과장된 억양을 사용하면서 논 란이 일었고 인도인들이 잇따라 분노를 표시하면서 국가 간 감정대립으로 확산하고 있다.
왕 씨는 논란이 된 만담에서 “인도가 국제법을 무시하고 (자신의) 불법적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갖가지 구실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고, 부탄인 역을 맡은 다른 배우에게 가위를 겨눠, 인도가 부탄을 괴롭히고 있다는 주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인도인 역을 맡은 배우는 터번을 쓰고 사전 녹음된 웃음소리를 배경으로 머리를 흔들면서 과장된 인도 억양으로 말하는 등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에 대해 인도 언론과 인도 네티즌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신문은 “신화통신이 소수파인 시크교도를 겨냥해 인도인들을 패러디한 인종차별적 영상물을 내보냈다”고 비난했고, 영국에 본부를 둔 시크언론협회는 “중국 언론이 인도를 겨냥한 국가 선전물에 전체 인구의 2%도 안 되는 시크교도의 특징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도 네티즌들도 ‘국영 언론에서 인도인을 터번과 억양으로 비웃는 조잡한 인종차별적 선전물을 내보낸 것은 믿기지 않는 일’이라며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논란이 된 토그쇼 ‘더 스파크’는 중국의 시각으로 국내외 현안을 소개하는 외국인 전용 프로그램으로 영어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NEWSIS)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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