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 중 하나인 중국 티베트 자치구 라싸에 위치한 ‘조캉사원’에서 17일(현지시간) 오후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해당 화재에 대한 보도를 철저히 통제하고 온라인에 올라온 관련 동영상 등 게시물을 잇따라 삭제했다.
중국 관영 통신사는 이날, 조캉사원 화재에 대해 인명, 건물 등 관련 피해 상황을 일체 언급하지 않은 채 ‘화재를 신속히 진화해 사상자는 없다’는 짤막한 내용만을 보도했으며, 관련 사진도 내보내지 않았다.
조캉사원은 1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티베트 불교의 성지이다. 역대 달라이 라마의 주거지인 포탈라궁과 함께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온라인에 올라온 이번 화재 관련 영상과 사진으로는 불길이 사원의 상부까지 번진 것으로 보이지만, 당국은 해당 영상과 사진을 즉시 삭제했다”고 밝혔다.
재미 인권운동가 류칭(劉青)은 RFA에, “당국이 이번 화재에 대한 보도를 철저히 차단하는 것은, 조캉사원은 티베트인들에게 있어 정치적,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티베트인들은 중국 당국이 자신들의 불교를 탄압하고 기타 고압적인 정책을 일관한 것에 대해, 지난 1989년과 2008년 각각 대규모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시위는 모두 조캉 사원 앞 광장과 사원 부근의 라싸 중심부에서 진행됐다.
한편, 현지 관영 언론 티베트일보는 이날, 자사 ‘웨이보(SNS)’ 공식 계정에 조캉사원 전체와 사원 내부 사진 등을 게시했지만, 화재 발생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RFA는 베이징에 거주하는 티베트인 작가 웨이써(唯色)의 트위터를 인용해, 이번 화재에 대한 관영 언론의 은폐식 보도는 당국의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웨이써는 트위터에서 “티베트일보가 게시한 조캉사원의 석가모니불 등 불상 사진과 이전에 절에서 공개한 사진을 비교해 보면 불상 주위의 배치가 크게 바뀌었고, 특히 불상 뒤에 이전에 없었던 노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캉사원은 티베트의 중요한 성지라며, 이번 화재의 상세한 화재 원인과 피해 정보를 밝힐 것”을 중국 당국에 요구했다. (사진: NEWSIS)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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