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공자 학원은 공식적으로는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하지만 이 기관의 전 책임자가 대외 선전공작 조직인 ‘중국공산당 중앙통일전선공작부(이하 통전부)’의 부부장(차관)을 맡았던 류옌둥(劉延東) 현 부총리였던 것을 감안할 때 공산당 색체가 강한 조직임을 부인할 수 없다.
캐나다 정부의 안보 정보기관에서 21년 이상 근무했던 미셸 주노-카쓰야(Michel Juneau-Katsuya) 씨는 공자학원 관리부문에는 통전부 관계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공자학원은) 많은 나라에서 첩보활동을 하는 트로이 목마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2012년 12월 2일자 ‘공자 학원에 대한 오해가 잦다’는 내용의 기사에서, 공자학원 총책임자 허린(許琳)을 인용해 “우리(공자학원)는 아무런 무기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어찌하여 ‘트로이 목마’라고 비난할 수 있는가”라며, 스파이 활동에 대한 의혹을 일축했다.
같은 해, 미국 외교위원회 공청회에 출석한 스티븐 모셔 미국 인구연구소 대표는 통전부의 목적에 대해, “상대를 타락시키고 뭉개서 통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공자학원의 목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이어져온 중국에 관한 서방의 주장을 뒤엎고, 중국 공산당에 의한 논조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대한 예로, 같은 해 인터넷에 유출된 공자학원 교재 관련 동영상에서는 한국전쟁에 대해 중국 공산당의 결정을 정당화하는 수정된 역사를 주장했다.
이 영상에는 “중국은 서방에 의해 한국 전쟁에 개입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이 한국 침략을 확대시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이 중한(中韓) 국경의 중국 마을을 공습했기 때문에 중국군이 참전했다.”는 등의 주장이 담겨 있다.
리창춘(李長春)의 후임으로 발탁된 류윈산(劉雲山)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2014년 독일에서 열린 ‘공자학원 유럽회의’에서 공자학원은 ‘중국의 꿈’이라며, ‘세계와의 우호를 연결하는 마음의 고속철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마음과 공산당을 연결하기 위해, 침투공작은 어학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중국 과학원이 관리하는 ‘중국 사회과학망’은 지난 18일 상하이 사범대 위커(俞可) 국제비교교육 연구원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공자학원은 해외의 각 지역사회에서 급속히 정착하기 위해 다도(茶道)와 서예, 회화, 무술 뿐 아니라 사자춤 등 문화 방면 보급에도 힘을 쏟고 있다. 체육 축제를 개최하고 뮤지컬을 기획해, 초중고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기업에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한다.
위커 연구원의 해당 논문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됐다.
“중국 문화의 자신감은 전통문화에 머물지 않는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 문화의 위대한 실천이었던 문화대혁명을 포함한다, 오랜 역사의 무대에서 전진해온 중국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만들어, 규범, 제도, 문화에 자신감이 있다. 중국의 평화적인 발전과 민족의 전진, 각국과의 이익관계에 기초한 교류는 중국의 지혜와 아이디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공자학원은 유망하다!”
하지만 문화대혁명을 이끈 마오쩌둥은 공자의 유학을 파괴한 장본인이다. 고전문학 연구가 첸보청(錢伯城)의 책 ‘동방문화’(2000년)에는 폭정을 비판한 유학자를 탄압한 시황제와 비교한 마오쩌둥의 발언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시황제는 460명의 유학자를 죽였다. 사람들은 우리(공산당)를 독재 통치라며, 시황제와 같다고 매도하지만 인정한다. 하지만 그러한 비교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이미 4만6000명의 유학자를 죽였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 피로 물든 역사를 공자의 이름으로 가리고 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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