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당국은 기차역이나 대규모 회의장 등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인파가 이동하는 장소에 배치된 공안들에게 범죄자 등 당국에 등록된 소위 ‘위험인물’ 소탕을 위해 인공지능 기능이 장착된 ‘스마트 선글라스’를 보급하고 있다.
이 안경에는 0.1초 당 1만 명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초소형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안경을 쓴 공안은 빠르게 이동하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위험인물’을 찾아낼 수 있다.
안경을 통해 인식된 얼굴은 즉시 공안 당국의 태블릿 기기로 연결된 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범인 사진과 대조된다. 이 안경은 5m 거리에서 2, 3초 내에 범죄자를 찾아내기 때문에 곳곳에 설치된 CCTV 카메라 보다 한층 용이하게 범죄자를 색출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무리 복잡한 인파 속에 있더라도 당국에 등록된 지명수배자 등이 이 선글라스의 시야에 들어갈 경우, 무사히 통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공안은 “이 안경은 공안의 데이터베이스와 연결돼 범인 여부를 곧바로 확인해내기 때문에 직접 다가가서 신분증을 요구하거나 경찰서로 연행하는 기존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 시간과 수고를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체제 유지를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얼굴인증’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이 기능은 지난 3일부터 시작한 중국 양회(兩會)에서도 보안검사 수단으로 채택됐다.
검색 엔진 바이두(百度) 대표이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위원인 리옌훙(李彦宏)은 대회 개최 전 한 관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회의장에 들어가는 수천 명의 전국 대표자, 언론인, 기타 직원에 대한 보안검사와 신원확인은 그동안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방법들이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대회와 대표 회의 등이 열리는 베이징 중심부에서는 지하철역 등에서 엄격한 보안검사가 자주 실시된다. 지하철 이용객은 신체검사와 수화물 X 선 검사를 받아야 한다. 플랫폼에서 개찰구까지 설치된 검열 지점에서 무장경찰과 경비원이 이용객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리 대표는 “시간이 걸리는 수작업 검사는 신속성이 부족해 보안 효율이 떨어진다. 그러나 기계는 결코 지치지 않는다. 고궁 박물관과 톈안먼 광장 등 수만 명의 방문객이 모이는 곳에서도 인공지능 얼굴인증 시스템은 매우 신속하고 세밀하게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의 7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 공공시설 및 개인 소유의 감시 카메라 수는 1.7억대에 이르고, 오는 2020년까지 4.5억대의 감시용 카메라가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중국은 서구 자유사회와 비교하면, 국민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 의식이 매우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상하이와 톈진 거리에는 얼굴인증을 위한 대형 스크린까지 설치되어 있어, 시민들에 대한 당국의 감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짐작케 한다.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 중앙(CC)TV와 텅쉰(騰訊)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8,000명의 응답자 중 약 75%가 인공지능에 의한 인증시스템으로 프라이버시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다고 답변했다. (사진: 웨이보 캡처)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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