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금으로부터 약 1400년 전, 티베트 지역에 토번(吐蕃)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토번은 송첸캄포 왕이 통일해 건국을 이룬 나라로, 당시 중국의 당(唐)나라와 계속 대립했지만 당의 대군을 물리칠 정도로 매우 강성했다.
그러나 지진과 산사태, 수해, 전염병 등에 시달리면서 강성했던 토번은 어느 날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됐다.
송첸캄포는 불교를 강력하게 지지해 유명한 대소사(大昭寺)와 포탈라 궁을 만들었고, 후에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수행했다. 그 후에도 역대 국왕과 왕자가 잇달아 출가하면서 티베트의 국력은 불교를 기반으로 나날이 성대해졌다.
티베트는, 당나라의 명군으로 알려진 당 태종이 죽고, 다음 황제가 즉위한 후에도 계속 중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당은 티베트를 무너뜨릴 수 없었고, 오히려 수도인 장안을 비롯해 칭하이, 간쑤, 쓰촨 등 다수 지역을 티베트에게 점령당했다.
건국 200년 후, 치디츠 구첸왕은 장안에 사절을 보내 당과 화해하고 혈맹을 맺기도 했으나 부하에게 살해당했다.
그 후, 남동생 란달마 왕이 뒤를 이었다. ‘신당서(新唐書)’에 따르면, 란달마 왕은 즉위한 뒤 불교를 박해하기 시작했다. 그는 라마승들을 구속하고, 절을 폐쇄했다. 신앙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살해해 크고 작은 모든 절은 도살장으로 변했다. 절의 벽화는 승려들이 술을 마시는 난잡한 모습으로 바뀌었으며, 불상들은 강에 버려졌다.
그 무렵부터 티베트에서는 지진이 일어나고 산이 무너졌으며, 강이 역류했다. 또 전염병이 번져 많은 사람이 죽었다. 란달마 왕은 수년 후 암살당했다.
한동안 강성함과 번영을 누리던 토번은 그렇게 멸망해갔다. 이 왕조를 멸망시킨 것은 적국인 당나라가 아닌 자국의 어리석은 왕이었는지도 모른다.
비록 토번은 멸망했지만 티베트 사람들은 불타에 대한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다. 현재도 중국 공산당 정부의 처참한 탄압을 받고 있지만 외부의 압력이 아무리 강해도 티베트인들의 이 특성을 바꾸지 못하는 것 같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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